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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공직자 민간기업行, 한화·삼성·현대차 ‘톱3’…국방부·사정기관 출신 몰려

2022년 1월~2025년 9월 인사혁신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전수조사
3634명 중 3297명 승인(90.7%)…한화에어로·LIG넥스원·현대로템 등 방산업체 몰려
국방부 출신 제외시 쿠팡 두드러져…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빗썸은 금감원 출신 집중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최근 4년간 퇴직한 공직자 절반가량이 사기업으로 향한 가운데, 이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기업집단은 ‘한화’로 나타났다. 특히 국방부 출신 인사들이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로 대거 이동하면서, 방위산업계가 퇴직 공직자의 ‘제2의 무대’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경찰청·검찰청·금감원 등 사정기관 출신 인사들은 대기업 법무·보안·준법 부서나 금융·로펌 등으로 진출이 두드러졌다.

 

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인사혁신처에 신고된 2022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자료를 전수조사한 결과, 총 3,634명 가운데 3,297명(90.7%)이 영리사기업·공공기관·협회 등에 취업 승인 또는 가능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퇴직공직자의 주요 취업처를 유형별로 보면 일반 사기업체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7.5%(1,567명)를 차지했다. 그중 대기업집단 계열사만 해도 19.2%(632명)에 달했다. 이어 공공기관 17.1%(564명), 법무법인 9.5%(313명), 협회 6.9%(226명), 금융사 5.3%(175명) 순이었다.

 

■국방부·경찰청 출신, 압도적 비중...한화, 국방부 출신 ‘몰림 현상’=출신 기관별로는 국방부(12.9%)와 경찰청(11.6%)이 두 자릿수 비중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검찰청(5.5%), 금융감독원(4.9%), 국세청(4.5%)이 뒤를 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3.1%), 대통령비서실(2.7%), 국가정보원(2.2%) 등 주요 부처 출신들의 민간 진출도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국방부 출신의 민간행은 전통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이 국방 정책·조달 경험자를 선호하는 만큼, 퇴직 군 장성·고위 공무원들의 ‘한화행(行)’이 눈에 띄게 많았다.

 

리더스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65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한화그룹이 전체의 11.6%(73명)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9.3%, 59명), 현대자동차(7.6%, 48명), LIG(5.1%, 32명), SK(4.4%, 28명), 한국항공우주산업(KAI·4.3%, 27명), 쿠팡(3.8%, 24명), LG(3.6%, 23명), 카카오(3.2%, 20명), 부영(3.0%, 19명)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그룹만으로 전체 대기업집단 취업자의 절반 이상(353명)을 차지했다.

 

한화그룹의 경우 73명 중 국방부 출신이 28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명), 한화오션(15명), 한화시스템(13명) 등 방산 계열사에 인력이 집중됐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사업의 특성상 국방 관련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지닌 퇴직 공무원들이 선호된다”며 “기술협력, 조달 정책 자문, 국방품질 관리 등 비상근 고문 형태로도 많이 활동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경찰청 출신이 1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에스원 등 보안 및 법무 관련 직군에 포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방부(11명), 경찰청(5명) 출신 비중이 높았고, 현대로템·현대건설 등 제조·건설 계열사뿐 아니라 금융 계열사에서도 고문·자문 형태로 참여하는 사례가 많았다.

 

LIG그룹은 국방부(13명)와 국방과학연구소(9명) 출신 등 군 관련 인력이 대부분이었으며, 방산 전문기업 LIG넥스원에 집중됐다. SK그룹은 경찰청(4명), 대통령비서실·검찰청·환경부(각 3명), 산업부·공정위·경호처(각 2명) 등 출신이 다양했다.

 

항공방위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방부 출신이 23명(85%)으로 압도적이었으며 대부분 고문직으로 이름을 올렸다. LG그룹은 경찰청(7명), 산업부(3명), 대통령비서실(2명) 출신 중심으로 LG전자·유플러스·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에 분포했다. 부영그룹은 경찰청(6명), 외교부(3명), 국방부·지자체 출신 등 다양한 배경의 퇴직자들이 주로 부영주택에서 이사·고문으로 활동했다.

■쿠팡·가상자산 업계, 사정기관 출신 ‘집중 채용’...로펌행도 활발…법무법인 YK ‘최다’=국방부 출신을 제외하면, 개별 기업 중에서는 쿠팡의 채용 규모가 두드러졌다. 쿠팡 본사에만 20명의 퇴직공직자가 재직 중이며, 경찰청 출신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통령비서실 출신 4명, 검찰청·공정거래위원회 출신 각 3명 등 정부·사정기관 출신들이 다수를 이뤘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도 금융감독·규제 경험이 있는 퇴직 공무원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는 14명이 취업했는데, 이 중 금융감독원 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찰청 3명, 공정위·국무조정실 출신 등이 뒤를 이었다. 빗썸도 금감원 출신이 7명으로 전체 9명 중 대다수를 차지했다.

 

퇴직공직자의 로펌행(行)도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313명이 법무법인에 취업했다. 이중 법무법인 YK가 79명(25.2%)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2022년(32명), 2023년(41명)에 집중됐다. 김앤장법률사무소(50명), 법무법인 세종(31명), 광장(24명), 대륙아주(23명), 율촌(22명), 태평양(21명) 등이 뒤를 이었다.

 

태평양의 경우 올해(2025년)에만 9명이 이름을 올렸다. 화우(18명), 바른·지평(각 5명) 등 중견 로펌도 꾸준히 퇴직 공무원들을 영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퇴직공직자의 민간 진출이 제도상 허용된 영역 내에서 이뤄진다고 해도, 특정 산업이나 기업군으로의 편중은 공직윤리의 신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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