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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회장 5주기 추도식 엄수…이재용 등 삼성家 유족·경영진 참석

수원 가족 선영에서 유족과 전·현직 경영진 150여명 참석한 가운데 엄수
이재용·홍라희·이부진·이서현·김재열 등 유족...전영현·오세철·홍원학 등 경영진 참석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서 사장단 오찬...고인 업적을 기리고, 삼성 미래 경영 방향 논의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삼성그룹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5주기를 맞아 고인의 경영철학과 사회공헌의 의미를 되새겼다. 추도식은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 가족 선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가 유족과 전·현직 경영진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이날 추도식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유족이 참석했으며,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등 관계사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추도식 후에는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사장단 오찬이 이어져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삼성의 미래 경영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5주기를 맞아 고(故) 이건희 회장이 남긴 ‘KH 유산(Kun-Hee Legacy)’의 가치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유족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2021년 2만3,000여점의 미술품과 문화재를 국가기관에 기증하고, 감염병 극복과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을 위해 1조원에 달하는 의료기부를 단행했다.

 

이건희 컬렉션은 국내 미술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기증으로 평가받는다. 국보 14건과 보물 46건을 포함한 고미술품 2만1,600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근현대 미술작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전달됐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등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작들이 대중에 공개되며 ‘국민 컬렉션’으로 자리 잡았다.

 

2021년부터 시작된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은 전국 35회 개최, 누적 관람객 350만명을 기록했다. 이 성과로 국립중앙박물관은 2022년 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수 5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향후 이건희 컬렉션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시카고 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에서 순차적으로 전시돼 한국 미술의 세계적 위상을 높일 전망이다.

 

의료 분야에서도 고인의 철학은 깊게 남았다. 유족은 “어린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장은 우리의 사명”이라는 뜻에 따라 소아암·희귀질환 치료 지원에 3,000억원, 감염병 대응에 7,000억원을 기부했다. 이를 기반으로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중심으로 전국 의료기관이 참여한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출범해, 10년간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지금까지 2만2,000명 이상의 환아가 진단·치료·연구 지원을 받았다.

 

특히 희귀질환 사업부는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을 중점으로, 전국 병원의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지역과 관계없이 전국의 환아들이 동등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한편 감염병 대응 기부금 7,000억원은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과 국립감염병연구소 연구 인프라 확충에 쓰이고 있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150병상 규모의 첨단 의료시설로 조성 중이며, 향후 감염병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이건희 회장은 생전 “문화는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근간”이라며 문화와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다. 그의 철학은 리움미술관 개관 당시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투자야말로 시대적 의무”라는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이러한 신념 아래 그는 문화재 수집과 예술인 지원에 힘썼고, 이는 현재 ‘이건희 컬렉션’과 ‘삼성호암상 예술상’ 등의 형태로 계승되고 있다.

 

고인의 뜻을 이어받은 유족의 사회공헌은 국내 기부문화에도 긍정적인 파급력을 미쳤다. 유족의 의료기부 이후 BTS 정국, 가수 이승기 등 유명 인사와 기업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며 사회적 나눔의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남긴 문화와 나눔의 유산은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우리 사회의 품격을 높이는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며 “그 뜻을 이어 삼성은 앞으로도 인류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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