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www.seoultimes.news/data/photos/20241147/art_17319013374835_39aa51.jpg)
[서울타임즈뉴스 = 김창수 기자] 삼성전자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37주기를 맞은 가운데 이 창업회장이 강조했던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토대로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 최근 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 등 악재를 겪은 가운데 R&D 투자와 인적 쇄신, 조직 문화 개선 등을 통해 반등한다는 복안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19일 이 창업회장 기일을 맞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추도식이 열린다. 예년처럼 삼성을 비롯한 신세계, CJ, 한솔 등 범삼성 계열 그룹 관계자들이 선영을 찾아 이 창업회장을 기리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자하는 기흥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1차 준공 등을 계기로 기술 중시 철학을 재차 강조하며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18일에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부문장(부회장)과 각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기흥 R&D 단지 설비 반입식이 열린다. 대규모 R&D 단지가 들어설 기흥 캠퍼스는 삼성 반도체의 초석을 다진 곳이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에도 기흥 캠퍼스를 찾아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R&D에 역대 최대 규모인 8조 8700억원을 투입하는 등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김현우 삼성전자 DS부문 CTO 기술기획팀장(부사장)은 지난 14일 열린 ‘제1회 미래경제포럼’에서 “글로벌 R&D 투자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곳(기흥 R&D 단지)에서 3차원(3D) D램과 어드밴스드 패키지 신기술 등을 기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연구,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더불어 최근 DS부문 경쟁력 회복을 위한 임원 토론회를 연 데 이어 사장단·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DS부문 사업부장 대거 교체설 등이 나오는 가운데 전 부회장이 위기 극복 방안으로 제시한 근원적 경쟁력 복원과 철저한 미래 준비 등에 방점이 찍힌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에 사장단과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단행해왔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예년보다 일주일 앞당긴 11월 말에 인사가 이뤄졌다. 올해도 인사 시기가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다음달 6일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50주년이 되는 가운데, 기존 ‘반도체인의 신조’를 대체하고 새로운 50년을 이끌 ‘DS인의 일하는 방식’도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
1974년 12월 6일 당시 삼성 계열사 이사였던 이건희 선대회장은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임직원의 의지를 다지고자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등 10가지 규범을 만든 바 있다. 다만 최근 산업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신조를 만들기로 했다. 또한 12월에는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글로벌 전략회의도 예정돼 있다.
인공지능(AI) 시장 ‘큰 손’인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HBM3E’를 본격 납품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3E에 대해 “주요 고객사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랜 기간 발목을 잡았던 주가 지속 하락, 노조 리스크 등도 상당부분 상쇄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가 하락에 대응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해 7년 만에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1년 내에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중 3조원은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해 주가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약 10개월 만에 평균 임금인상률 5.1%,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 전직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2023년·2024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