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김창수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했다. 눈높이를 낮춘 전망치에도 못 미친 분기 영업이익은 삼성 이름값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였던 모양이다. 실적 발표와 함께 전영현 반도체부문 수장이 “기대에 못 미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삼성전자가 매 분기마다 하는 실적 발표에 최고경영진 사과문이 더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적 발표가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온라인과 신문 지면에는 삼성의 위기를 논하는 기사가 도배되다시피 했다. 인력 이탈, 반도체 전략 패착 등 설왕설래가 오간다. 이러한 담론에 한 술 더하기보다, 산업계 전문가가 아닌 대중이 바라보는 삼성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예전같지 않다’는 말은 주로 나이 든 사람들이 과거 광영(光榮)을 그리워하며 현재를 개탄하는 표현이다. 삼성의 예전은 누군가에겐 이건희 선대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고 일갈한 프랑크푸르트 선언 때이기도, 혹자에겐 스마트폰 태동기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2010년대 전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 경험이나 주위의 이야기를 떠올려 봤다. 휴대폰이나 TV를 포함해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을 구입할 때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한다는 사람이 많았다. 대부분 10년을 훌쩍 넘겨 쓰기까지 별 고장도 없었다.
휴대폰 수리를 받고 귀가했는데 다른 이상이 생겨 서비스센터에 전화하자 “6시 넘어서 오셔도 되니 다시 봐주겠다”는 상담을 받았던 적도 있다. 과거 경험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는 수리 거점이라기보다 동네 사랑방에 가까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많은 이들이 삼성전자의 위기를 이야기한다. 그동안 간간히 발생했던 안 좋은 예후가 “그래도 삼성인데”, “비판만 해서 되겠냐”는 반대에 눌렸다면 숫자로 확인된 지금은 숨었던 쓴소리들이 모두 팝콘처럼 튀어나온 모양새다.
어떤 기업이든 내부 문제는 조직 안에서 잘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 역시 홍역을 치르겠지만 결국 ‘정(正)-반(反)-합(合)’ 과정을 거치며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예전같지 않은 삼성’이 ‘더 나은 삼성’으로 환골탈태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