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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학술원,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 발간

“핵연료·원전 EPC·SMR 상용화가 한미 원자력 협력의 3축…실질 파트너십 필요”
“한미 동맹 구호보다 핵연료·노형·비확산을 묶은 실질 파트너십이 관건”
“한국 SMR 기술력, 美 규제 신뢰성·시장 규모와 결합하면 ‘게임체인저’ 가능”
"핵잠, 도입 의무 아닌 선택적 전략 옵션… 용도·연료·기술이전 단계별 검증 필수"
“AI 경쟁의 병목은 전기”…300GW 신규 원전 추진한 미국, 글로벌 인프라 재편 가속
핵연료주기·대형 원전 EPC·SMR 상용화…“한미, 구조적 파트너십 구축해야”
핵잠 도입 논의까지 총망라…“전략적 가능성 vs 과대평가 논쟁 공존”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AI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면서 ‘전력 확보’가 글로벌 산업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미국이 300GW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공식화하고, 러시아·중국이 핵연료와 원전 공급망을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는 가운데 한국도 중장기 에너지·안보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종현학술원(이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9일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를 발간하며 한국의 새로운 전략 선택지를 다각도로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11월 개최된 ‘한미 원자력 동맹 심화’ 회의 논의를 기반으로 원전, SMR, 핵연료주기, 핵추진 잠수함(핵잠) 등 주요 이슈를 총망라했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 황용수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 석학교수, 박노벽 전 주러시아대사,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등 국내외 핵심 전문가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원전, SMR, 핵잠, 농축·재처리는 개별 기술이 아니라 국가 전략을 결정하는 축”이라며 “한국은 동맹과 비확산 체계 속에서 전략적 자율성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논의된 핵심 쟁점을 ▲AI 기반 전력 수요 폭증에 따른 에너지 인프라 확충 ▲글로벌 원전 시장 재편과 한국 EPC 역량의 전략적 활용 ▲핵연료주기 협력의 지정학적 의미와 정책 선택지로 분류했다. 특히 미국의 300GW 신규 원전 추진은 AI 시대 전력 병목을 해결하기 위한 “전력 인프라 대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손양훈 교수는 “전기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원”이라며 “한국의 APR1400은 UAE 바라카와 새울 원전에서 공기·예산을 모두 지킨 유일한 사례로 국제적 검증을 마쳤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이 원전 EPC·운영 역량은 세계 최고지만, 핵연료주기 기술·우라늄 농축·재처리 분야는 여전히 구조적 취약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고서는 한미 원자력 협력의 핵심 축을 ▲핵연료주기 ▲대형 원전 EPC 및 O&M ▲SMR 상용화 등 3대 분야로 정의하며, 상호보완적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고순도 저농축우라늄(HALEU) 확보를 “국가전략 최우선 과제”로 규정하고,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 직접 참여, 규제 표준화, 양국 공동 R&D와 오프테이크 계약 체결을 주문했다.

 

황용수 교수는 한국의 농축 수요가 연 400만 SWU로 “경제적·산업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강조하며, 미국과의 협력 과정에서 민수·군수 영역의 명확한 분리가 비확산 신뢰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SMR(소형모듈원자로)에 대한 전망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 단장은 “AI 데이터센터·빅테크 기업들이 무탄소 기저전원 확보를 위해 SMR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SMR 기술력과 미국 규제 신뢰성이 결합할 경우 “글로벌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HALEU 공급망 불확실성을 최대 난제로 지목하며 한·미·일 다자 협력과 미국 내 농축 설비 투자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핵추진 잠수함(핵잠) 논의도 보고서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졌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핵잠이 한미 연합 전력의 공백을 메우는 “기동적 억제력” 역할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반면,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은 “20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으로 국방 예산 배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과도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핵잠의 연료 농축도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설계·비용 구조가 형성된다”며 산업·전력구조 전체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원자력 기술을 단순한 에너지 이슈가 아니라,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이자 외교·안보·산업 전략의 중심축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종현학술원은 “한국이 동맹 기반 협력과 전략적 자율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최적의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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