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국제선 이용객이 늘면서 공항 매출이 살아나고, 주요 사업자들이 핵심 구역에 잇따라 들어오면서 현장 분위기도 빠르게 바뀌는 모습이다. 한동안 움츠렸던 면세업계가 다시 공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국내 관광시장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320만명 선이다. 하지만 지난해엔 약 1800만~2000만명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중국 관광 재개와 함께 일본·동남아 수요가 확대된데다 K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체험형 관광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각 면세점들이 외국인 관광객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항면세점 사업자 재편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7일부터 인천공항 DF1 구역 영업을 시작했다. 화장품·향수와 주류·담배를 다루는 핵심 매장이다. 약 4,000㎡ 규모에 240여개 브랜드를 채웠다. 공항 사업을 줄였던 롯데가 3년 만에 인천공항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번 복귀는 매출 기반을 다시 키우려는 성격이 강하다. 공항 매출이 붙기 시작하면 전체 외형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롯데면세점에 이어 현대면세점도 인천공항을 찾았다. 현대면세점은 28일부터 DF2 구역 운영에 들어갔다. 기존 명품·패션 매장에 더해 화장품과 주류까지 확보했다. 약 4,500㎡ 공간에 280여 개 브랜드를 배치했다. 명품부터 뷰티, 주류까지 한 번에 구매가 이뤄지는 구성을 갖췄다. 롯데면세점이 다시 덩치를 키우는 쪽이라면, 현대면세점은 판매 구조를 넓히는 쪽에 가깝다. 공항 안에서 고객이 이동하지 않고도 소비를 이어가게 만드는 방식이다.
롯데와 현대 모두 공통적으로 신경 쓰는 부분은 비용이다. 과거 공항 면세점은 매출은 크지만 임대료 부담이 커 수익을 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임대 조건이 낮아지면서 부담이 줄었다. 공항 사업을 다시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매장 운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진열하는 데서 벗어나 체험 요소를 늘리는 방향이다. 롯데면세점은 결제 혜택과 여행 연계 이벤트를 강화해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현대면세점은 피부 측정이나 색상 추천 같은 서비스를 매장에 도입했다.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롯데와 현대가 인천공항 매장 확보에 나섰다면 인천공항을 지켰던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다른 선택을 했다. 인천공항 일부 구역에서 물러난 뒤 비용 부담을 줄이고, 대신 콘텐츠와 상품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 신라는 멤버십과 단독 브랜드를 강화하고, 신세계는 K푸드와 건강기능식품을 묶은 매장을 공항에 들여왔다. 예전처럼 명품과 화장품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면세점업계 전략도 달라졌다. 지난해 주요 업체들은 적자를 줄이거나 흑자로 돌아섰다. 비용을 줄이고 비효율 점포를 정리한 영향이다. 올해는 관광객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황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다. 환율이 높으면 내국인 소비가 줄어들 수 있고, 국제 정세나 항공 수요도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 회복 속도 역시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면세점업계가 할인 경쟁보다 상품 구성과 매장 경험에 집중하는 이유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관광객 수요가 늘어나면 인천공항 면세점에 다시 주목받하고 있다”며 “관광객들이 출국 직전 잠깐 들르는 면세점 공간을 둘러싸고 각 면세점간 매출 확대 및 수익성 강화 경쟁이 예고된다”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