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코리아 법인세 소송 1심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 과세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읽힌다. 법원은 약 762억원 중 687억원을 취소하며 과세 범위를 제한적으로 인정했다. 과세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기준으로는 디지털 수익 구조를 온전히 포착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쟁점은 수익의 귀속과 서비스 제공 주체였다. 과세당국은 국내 이용자를 기반으로 발생한 구독 수익을 국내 과세 대상으로 봤다. 반면 넷플릭스 측은 콘텐츠 제공과 서비스 운영의 핵심 기능이 해외 법인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계약 구조와 실제 운영 방식을 함께 검토해 해외 법인이 핵심 기능을 수행하고 국내 법인은 이용자 관리와 마케팅 등 제한된 역할을 맡는 구조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일부 수익을 저작권 사용 대가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원천징수 대상 범위를 축소했다.
이번 판단이 시사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플랫폼 기업의 가치 창출은 물리적 사업장보다 데이터와 콘텐츠, 이용자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과세 체계는 여전히 고정사업장과 거래 형태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수익 발생과 과세 권한 사이에 간극이 발생한다. 그 결과, 이용자는 국내에 있지만 이익은 해외에 귀속되는 구조가 제도적으로 설명 가능한 상태로 남게 된다.
과세 범위를 넓히는 접근 역시 해법이 되기 어렵다. 국가 간 과세 기준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이중과세나 과세권 충돌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지털 경제 과세를 둘러싼 국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적용 기준과 범위에 대한 합의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결국 이번 판결은 방향을 제시했다기보다 기준의 공백을 확인시킨 사례에 가깝다. 법은 여전히 ‘어디에 사업장이 있는가’를 묻고 있지만, 시장은 ‘어디에서 가치가 만들어지는가’로 움직이고 있다. 디지털 경제에 맞는 과세 기준을 재설계하지 않는 한 유사한 논쟁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판결이 남긴 것은 결론이 아니라, 기준의 부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