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 데이터] 노란봉투법 전후 3년 '외주인력 감소’ 뚜렷

  • 등록 2026.04.21 0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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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분석…전체 고용 2.8% 늘었지만 외주 인력 8.2% 감소
건설·철강 줄고 운송 늘고…업종별 ‘온도차’ 뚜렷
주력업무 외주 33% 그쳐…핵심 공정 둘러싼 논쟁 불가피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을 전후로 기업 고용 구조가 뚜렷한 방향 전환을 보이고 있다. 전체 고용은 증가했지만 외주 인력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단순한 인력 증감이 아니라 고용 방식 자체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2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고용 형태를 공시한 432곳을 분석한 결과, 전체 근로자 수는 2023년 163만6571명에서 2025년 168만2397명으로 2.8% 늘었다. 같은 기간 소속 외 근로자는 72만4331명에서 66만4845명으로 8.2% 줄었다. 2024년 73만4029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로 방향이 바뀌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입법 논의가 이어진 시기다. 법안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대통령 거부권으로 폐기됐고, 이후 2025년 8월 다시 마련돼 최종 처리됐다. 시행 시점은 2026년 3월 10일이다.

 

개정안은 노동조합법 2·3조를 손질해 사용자 범위를 원청까지 넓히고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와의 교섭에 직접 관여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간접고용에 대한 부담이 이전보다 커졌다. 이 같은 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외주 인력 규모가 줄어드는 흐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의 변화가 가장 크다. 소속 외 근로자는 2023년 21만2239명에서 2025년 16만2538명으로 23.4% 줄었다. 같은 기간 소속 근로자는 3.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외주 의존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조정 압력이 먼저 작용한 결과다. 다만 기업 간 격차는 여전히 크다. 일부 건설사는 소속 근로자 대비 외주 인력 비중이 400%를 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석유화학과 2차전지 업종에서도 외주 인력 감소 흐름이 확인된다. 석유화학은 업황 둔화 영향으로 소속 근로자와 외주 인력이 함께 줄었다. 반면 2차전지는 소속 근로자가 8.8% 증가한 가운데 외주 인력만 감소했다. 업황과 투자 사이클에 따라 고용 방식이 다르게 움직였다는 점이 드러난다.

 

철강 업종에서는 고용 형태 변화가 뚜렷했다. 소속 근로자가 0.3% 늘어나는 동안 외주 인력은 11.6% 감소했다. 일부 기업이 외주 인력을 직고용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외주 축소가 곧바로 고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조 전환의 성격이 짙다.

 

반면 운송 업종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소속 외 근로자는 2023년 4만6545명에서 2025년 5만2024명으로 1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속 근로자 증가율은 2.3%에 그쳤다. 택배 중심 물류 기업의 사업 구조가 반영된 결과다. 일부 기업은 외주 인력이 소속 인력의 수배에 달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고용 규모는 늘었지만 외주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진 셈이다.

에너지와 제약 업종은 소속 근로자와 외주 인력이 함께 증가했다. 업황 개선에 따른 인력 수요 확대가 반영된 결과다. 고용 방식 변화보다는 규모 확장 국면의 특징이 강하게 나타났다. 개별 기업 기준으로 보면 외주 인력 비중이 소속 근로자의 3배를 넘는 기업은 11곳으로 집계됐다. 건설, 기계, 운송 등 현장 중심 산업에 집중된 분포다. 일부 기업은 최근 2년 사이 외주 비중이 오히려 높아졌다. 제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산업 특성에 따라 외주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외주 인력의 업무 범위를 보면 구조적 한계도 확인된다. 주요 업무를 공시한 316개 기업 중 외주 인력이 주력 업무만 수행하는 경우는 8.2%에 그쳤다. 주력 업무와 지원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를 포함해도 33% 수준이다. 반면 시설관리, 청소, 운전, 사무 지원 등 비핵심 영역에 집중된 비중은 약 67%로 나타났다. 이는 외주 인력이 여전히 보조적 기능에 머무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일부 산업에서는 핵심 공정에도 외주 인력이 투입되고 있어 사용자 범위 확대에 따른 책임 논쟁은 불가피하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은 외주 인력 축소라는 1차 변화를 끌어냈지만 업종별 대응 방식과 기업별 전략 차이가 뚜렷해 고용 구조 재편은 일괄적 변화가 아닌 선택적 조정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며 "제도 변화가 실제 고용 질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전개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서연옥 기자 box@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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