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워치]KB금융 양종희號, 참여형 역사 캠페인으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 전파

  • 등록 2026.04.10 1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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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콘텐츠 결합한 ‘스토리형 ESG’ 전략 강화
독립운동 역사 재해석…미래세대와 연결
우키시마호까지 확장…사회적 기억 플랫폼 구축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KB금융그룹이 독립운동사를 기반으로 한 참여형 ESG 캠페인을 확대하며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기존의 기부 중심 사회공헌을 넘어 역사와 참여, 디지털 플랫폼을 결합한 새로운 ESG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브랜드 마케팅과의 경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양종희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은 ESG를 단순한 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 차원을 넘어 ‘사회적 의미를 창출하는 활동’으로 재정의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이 살았다’ 캠페인이다. 해당 캠페인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옥중 노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로 시작해 음악과 영상,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방식으로 대중과 접점을 넓혔다.

 

최근에는 ‘다시 쓰는 대한이 살았다’ 프로젝트로 확장되며 참여형 구조를 강화했다. 국민이 직접 노랫말을 만드는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캠페인에는 약 2000건 이상의 응모가 접수됐으며, 선정작 ‘보통의 날들’은 독립운동가들이 꿈꿨던 일상의 가치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역사적 메시지를 확산하는 동시에 대중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KB금융은 디지털 플랫폼 구조를 ESG에 접목했다. 캠페인 영상의 ‘좋아요’와 ‘공유’ 활동이 기부로 연결되는 방식을 도입해 참여 자체가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적립된 기부금은 독립유공자 후손 소상공인 지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금융사가 단순 후원을 넘어 사회적 참여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ESG 방식과 차별화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콘텐츠 전략도 강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진행해온 ‘독립영웅들의 숨겨진 이야기’ 시리즈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며 역사 인식의 폭을 넓혀왔으며, 최근에는 인물의 인간적 고민과 사상적 배경까지 다루는 방식으로 서사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 기념을 넘어 역사적 의미를 현재의 가치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향후에는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을 주제로 한 후속 캠페인도 추진될 예정이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귀환 과정에서 희생된 이 사건을 조명하고, 유족 인터뷰와 기록을 통해 사회적 기억을 환기한다는 계획이다. 과거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영역을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ESG의 새로운 접근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의 기부 중심 활동에서 벗어나 참여와 콘텐츠를 결합한 점은 의미 있는 변화”라며 “MZ세대의 ‘의미 소비’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ESG와 브랜드 마케팅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캠페인의 사회적 영향력과 별개로 실제 금융 서비스와의 연계성,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SG 활동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사회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기억하는 것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현재 사회의 가치와 연결된 문제”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과 함께 사회적 의미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이 자본 공급 기능을 넘어 사회적 서사를 연결하는 역할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KB금융의 참여형 ESG 실험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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