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살예방 전담기구 설치 시급…국회 국제세미나서 해법 모색

  • 등록 2025.09.02 16:00:54
크게보기

대만·덴마크, 국가 차원의 법제화·협력체계로 자살률 감소
전문가들 “고위험군 집중 지원·지역사회 기반 정책 필요”
“자살은 개인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범정부 대책 필수”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회자살예방포럼(공동대표 김교흥·정점식 의원)은 2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살예방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제로 제8회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공동 주최했으며, 국내외 전문가와 청년 참여자가 함께해 자살예방의 방향을 모색했다.

 

첫 발표에 나선 랴오시청 대만 국립대만대 교수는 “대만은 2006년 자살률 급등을 계기로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 체계(NSSS)와 국가 자살통계 인프라를 마련했다”며 “2019년 자살예방법 제정으로 사후관리, 유해 물질 접근 제한,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 등을 법제화하고 부처 간 협력 기구를 통해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체계적 통계 기반과 제도적 장치가 자살률 감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덴마크의 사례를 소개한 매즈 프리보르 주한덴마크대사관 참사관은 “덴마크는 1980년대 세계 최고 수준이던 자살률을 치명적 수단 제한, 자살예방 클리닉 운영, 정신과 병동 환경 개선 등으로 낮췄다”면서도 “정신질환 환자의 자살 위험, 특히 퇴원 직후 위험이 여전히 가장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2024년 국가 자살예방 행동계획을 마련해 자살예방 클리닉 확대, 퇴원 환자 사후관리 강화, 위기 대응 체계, 당사자 경험자(peer) 참여, 데이터 기반 연구와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법적·재정적 지원과 부처 간 협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현실과 과제를 발표한 정선재 연세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OECD 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고령층과 청년 여성 등 고위험군 문제가 두드러진다”며 “정부가 자살예방법 제정, 수단 제한, 게이트키퍼 교육, 유가족 지원, 디지털 기반 조기 대응 등을 추진했지만 지역 간 격차, 사회적 낙인, 예산 부족 등 한계가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근거 기반 정책과 지역사회 참여형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이사는 “한국의 높은 자살률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통령실 직속 범정부 차원의 자살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며 “부처 협력 강화와 지역 중심 예방, 고위험군 집중 지원, 낙인 해소를 통해 지속 가능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삼성금융네트웍스와 생명의전화가 운영하는 ‘라이키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학생 멘토와 학생도 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청소년 대상 ‘마음보호훈련’을 통해 위기 청소년을 조기 발견·지원하고, “어떤 청소년도 자살 생각과 홀로 싸워서는 안 된다”는 가치 아래 학교 현장에서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에서는 지난 7월 마포대교에서 자살 시도자를 구조한 정선아 사회복지사에게 감사패가 전달되며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김교흥 공동대표는 “작년 한 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국민은 1만4천439명으로, 전년보다 461명(3.3%) 증가했다”며 “자살문제는 곧 사회 구조적 문제이자 국가적 과제인 만큼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점식 공동대표도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사회적 인식과 공감대를 높이고 조기 개입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반드시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자살예방포럼은 매일 38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심각한 현실 속에서 지난해 9월 창립됐다. 현재 여야 의원 27명이 참여해 국제세미나, 정책 연구, 입법 활동, 예산 확보, 제도 개선, 지방자치단체 자살예방 실태조사 등 다각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Copyright @서울타임즈뉴스 Corp. All rights reserved.





(주)퍼스트경제 / 이메일 box@seoultimes.news / 제호 : 서울타임즈뉴스 / 서울 아53129 등록일 : 2020-6-16 / 발행·편집인 서연옥 / 편집국장 최남주 주소 : 서울시 강동구 고덕로 266 1407호 (고덕역 대명밸리온) 대표전화 : (02) 428-3393 / 팩스번호 : (02) 428-3394. Copyright @서울타임즈뉴스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