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워치] 김홍국의 홈플러스 승부수…하림, '유통 밸류체인' 꿈꿔

  • 등록 2026.04.23 10: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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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우협 선정…생산·물류 이어 오프라인 채널 확보 시도
도심 점포망 기반 신선식품·HMR 유통 강화 기대…라스트마일 경쟁 대응
SSM 업황 둔화·운영 역량 변수…"전략보다 실행이 성패 가를 것"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하림그룹이 홈플러스 슈퍼마켓 사업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유통업계 안팎에선 이번 행보를 두고 김홍국 회장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수직계열화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는 시도라는 시각이 많다.

 

매각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본입찰 결과 하림 계열사 NS홈쇼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거래는 회생절차상 인가 전 M&A 방식으로 추진된다. 서울회생법원 허가가 필요하고 인수 조건과 가격 협상, 채권자 의견 수렴 등이 남아 있어 최종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김 회장은 사료와 축산에서 출발해 식품 가공, 해운·물류까지 사업을 넓혀왔다. 공장에서 식탁까지 직접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한 가지 빠진 고리가 있었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접점이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는 바로 그 공백을 메우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강점은 도심 곳곳에 촘촘히 박힌 점포망이다. 하림이 이를 확보하면 자체 생산 식품과 HMR을 더 빠르게 소비자에게 연결할 수 있다. 일각에선 각 점포를 소규모 물류 거점으로 전환해 근거리 배송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고 본다. 쿠팡·컬리 등과의 라스트마일 경쟁에서 의미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장밋빛 그림만 있는 건 아니다. 인수 주체인 NS홈쇼핑은 TV홈쇼핑과 온라인 중심 회사다. 오프라인 점포를 직접 굴려본 경험이 거의 없다. 과거 유사한 오프라인 사업에 손댔다가 조용히 접은 전례도 있다. 조직 운영, 상품 구성, 물류 체계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는 뜻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점포 수백 개를 떠안는 것과 그걸 제대로 돌리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SSM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에 끼어 수년째 성장이 정체돼 있다. 임차 점포 비중이 높아 매출이 흔들리면 고정비 부담이 고스란히 남는 구조다. 상품 차별화 없이 간판만 바꿔 다는 식으론 살아남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일관된 지적이다.

 

홈플러스 회생 절차와의 연계도 변수다. 홈플러스는 매각 대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회생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회생 연장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매각 대금 배분과 회생 계획 수정을 둘러싼 채권단과의 줄다리기가 거래 성사의 또 다른 고비가 될 수 있다.

 

김 회장이 대형 M&A에 과감하게 베팅해온 건 사실이다. 팬오션 인수가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유통망 확보 이후 물류 고도화를 위한 추가 투자를 저울질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하림 측은 구체적인 후속 계획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하림이 생산 중심 기업에서 유통까지 쥔 식품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이번 인수가 그 분기점이 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전략의 방향보다 실행의 완성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점포를 손에 쥔 이후가 진짜 시작이다.

서연옥 기자 box@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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