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걱정과 긴장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시험, 면접, 발표와 같은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면 긴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적절한 불안은 오히려 집중력과 경각심을 높이고, 위험을 회피하거나 문제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불안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며 통제력을 잃고 신체 증상으로 나타날 경우, 이는 경계해야 할 정신건강의 이상 신호일 수 있다.
공황장애는 극도의 불안 상태가 반복되면서 발생하는 정신과 질환으로, 단순한 긴장을 넘어 자율신경계와 뇌신경계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장애는 갑작스럽고 설명할 수 없는 공황 발작 증상을 동반하는데 심장두근거림, 과호흡, 숨이 막히는 듯하며, 가슴 답답함, 어지러움 및 현기증이 느껴지거나 쓰러질 것 같은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이른바 공황발작은 단 몇 분 내외로 끝날 수 있지만, 그 강도는 극심한 생존 위협으로 다가온다.
단순히 가슴두근거림이나 숨답답, 어지럼증 증상 외에도 속 울렁거림, 어지럽고 메스꺼움, 목에 이물감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정신적인 증상으로는 비현실감, 이인증, 멍한 느낌, 무기력증, 자기 통제력 상실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이 포함되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다. 20~30대 청년들에게 호발하지만 소아 어린이, 청소년이나 갱년기, 중년 등 어느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스트레스성 공황장애 증상은 단순히 한 번의 에피소드로 끝나지 않는다. ‘혹시 또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쩌지?’ 하는 예기불안이 자리 잡으면 환자는 공공장소나 사람 많은 환경을 회피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광장공포증, 대인기피증, 폐소공포증, 우울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 기능이 과도하게 항진된 상태가 장기화되며 발생하는 전신적 반응으로 볼 수 있다.
교감신경은 우리가 위협을 감지했을 때 심박수, 호흡 속도, 근육 긴장을 높이며 생존에 적합한 상태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대인의 만성 스트레스는 실제 위험과는 무관하게 이 시스템을 반복적으로 자극하며, 결과적으로 신체는 항상 경계 태세를 유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불면증, 만성 피로, 무기력증 등이 동반되며, 이는 또다시 불안을 자극하는 원인이 된다.
공황장애는 불안장애의 한 분류로,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우울증, 강박증, 건강염려증, 신체화장애 등 다양한 신경정신과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신체 증상이 두드러질 경우 여러 자율신경실조증 증상과 뒤섞이기 쉽다. 이처럼 복합적으로 얽힌 불안의 뿌리는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이 초래되어 교감신경, 부교감신경 조절이 무너진 데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공황장애, 그리고 불안장애 치료는 단순히 증상만을 억제하는 데서 그쳐선 안 된다. 무엇보다도 원인을 찾아 그와 관련된 과민 반응을 낮추고 자율신경계 조절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또 생활 습관 개선은 자율신경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규칙적인 수면, 균형 잡힌 식사,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 줄이기,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 심호흡 및 명상, 감각 자극 최소화 등은 교감신경 항진 증상 완화하고, 부교감신경 기능 회복 반응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율신경계 실조증 증상을 조율하는 건강한 일상은 불안장애 전반에 걸쳐 완화 효율을 높인다.
결국 공황장애와 자율신경계 이상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 축소할 수 없는 몸과 마음의 통합적 균형의 붕괴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더 이상 참지 말고 치료 도움을 받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기에 불안 회로를 끊고, 신경계 리듬을 바로잡는 것만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회복의 길로 이어질 수 있다.
<청주 휴한의원 조민정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