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전면 파업'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노사 양측이 법정에서도 치열한 공방을 펼쳐 주목된다. 사측은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이유로 노조측에 쟁의행위 제한을 요구한 반면, 노조는 헌법상 단체행동권 침해라며 사측 요구에 강하게 반발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는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열고 양측의 주장을 들었다. 사측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특성상 배양·정제 공정이 중단될 경우 제품 변질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조합법 38조 2항에 따라 최소한의 공정 유지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사측은 특히 “배양과 정제 공정이 단 하루라도 멈추면 단백질과 항체가 변질돼 전량 폐기가 불가피하다”며 “하루 약 100개 배치 기준 최소 6400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파업 자체를 금지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필수 공정 유지만 허용해달라는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노조는 사측 주장이 과도한 권리 제한이라고 반박했다. 박재성 상생지부장은 “핵심 공정을 제외하면 해당 근로자들은 사실상 파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며 “이는 단체행동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공정 중단 시 전량 폐기 여부는 고객사 협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사측이 제시한 손실 규모 역시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노사간 입장차는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도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양측은 지난해 12월부터 13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노조는 조합원 95% 이상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뒤 다음 달 1일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사측은 교섭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노조는 실질적 진전이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재판부는 공정별 필수 인력 규모 등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이르면 이달 24일 이전 가처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판단은 바이오 생산시설의 특수성과 노동권 보장 범위를 둘러싼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