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 비상장사, 10년새 순이익 3.8배 급증

  • 등록 2025.10.07 11: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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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사익 편취’ 논란 재점화
비상장사 479→722개로 크게 늘어나.
매출보다 순이익 급등..상장사 앞서
“비상장사, 재벌 3·4세 승계 통로 악용” 지적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10대 재벌그룹 산하 비상장사의 순이익이 10년 전보다 3.8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수익 성장은 ‘일감 몰아주기’나 ‘배당을 통한 부의 이전’ 의혹으로 이어지며 재벌의 불투명한 내부거래 구조에 대한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 자료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는 총 840개로 이중 비상장사가 722개(85.9%)를 차지한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지난 10년간 상장사는 97개에서 118개로 21.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비상장사는 479개에서 722개로 50% 이상 급증했다.

 

비상장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SK그룹으로, 2014년 65개에서 올해 177개로 112개 증가했다. 이어 한화(45→106개), 신세계(22→53개), 현대차(40→62개) 등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비상장사의 이익 급등세다. 10대 그룹 비상장사의 2024사업연도 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7조9,237억 원으로, 10년 전(2조827억 원)에 비해 280.5% 증가했다. 단순히 기업 수가 늘어난 것뿐 아니라, 1곳당 평균 순이익도 43억 원에서 110억 원으로 2.5배로 뛰었다.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9대 그룹만 따로 보면 증가 폭은 더 크다. 이들 비상장사의 순이익은 1,264억 원에서 8,689억 원으로 587%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상장사 순이익이 38조6천억 원에서 79조 원으로 104%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비상장사의 수익성이 훨씬 가파르다.

 

매출 성장률은 오히려 상장사가 앞섰다. 상장사 매출은 42.1% 증가했지만, 비상장사는 30.8% 증가에 그쳤다. 자산총액 증가율도 양측이 각각 68.2%, 71.8%로 큰 차이는 없었다. 즉, 매출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비상장사는 순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구조’와 맞닿아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비상장사는 외부 공시 의무가 약해 경영 투명성이 낮고, 오너 일가가 높은 지분을 보유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GS그룹의 비상장사 삼양인터내셔날은 최근 1년간 100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당기순이익(91억9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이었다. 배당금 대부분은 GS 오너 일가에게 돌아갔다.

 

카카오그룹의 케이큐브홀딩스도 지난해 33억 원대 순손실을 내면서도 150억 원을 배당, 전액이 창업주 측에 지급됐다. 부영그룹 광영토건과 효성투자개발 역시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남주 기자 calltaxi@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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