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마티스 질환은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한 영역에 속한다. 관절이나 연부조직에서 만성적인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뚜렷한 증상 없이 애매한 신호로 시작되기도 한다. 그러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질환 특유의 양상이 드러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고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류마티스관절염이다. 이는 관절을 둘러싼 활막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통증과 뻣뻣함 그리고 붓기 같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 초반에는 피로감이나 식욕부진, 막연한 근육통이 동반되어 감기몸살로 오해하기도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염증이 연골과 뼈로 확산되어 풍선처럼 부은 관절과 압통이 생기고,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강직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손가락이나 손목 같은 작은 관절에서부터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관절에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 때문에 흔히 퇴행성관절염과 혼동하기도 하지만, 두 질환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퇴행성관절염이 나이와 함께 연골이 닳으면서 특정 관절에 국한되어 발생하는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젊은 연령에서도 발병할 수 있고 양쪽 관절에 대칭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발병 원인이 노화가 아니라 면역체계의 이상이라는 점이 중요한 차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에 국한된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장기간 염증이 지속되면 관절 변형과 기능 저하로 장애를 남길 수 있으며, 피부나 혈관 또는 폐와 같은 여러 장기를 침범해 전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환자는 호흡 곤란이나 폐 질환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정밀검사 끝에 류마티스관절염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초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병의 진행과 합병증을 막는 핵심이다.
과거에 이는 치료가 쉽지 않은 난치성 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질환의 활성도를 억제하는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며 전망이 크게 달라졌다. 류마티스내과에서는 환자별로 다른 증상과 동반 질환, 약물 반응 등을 면밀히 분석해 개인 맞춤 치료 전략을 세운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항류마티스제가 있으며, 이는 염증 반응을 조절해 관절 손상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약물 반응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적절한 치료법을 조율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경우에 따라 증상이 심해져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관절 고정술이나 활막 절제술, 인공관절 치환술 등의 수술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무엇보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는 단기간에 끝나는 싸움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가라앉더라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추적 관찰과 의료진과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안정된 일상을 위해서는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상담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고, 정기적인 검진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65류마고내과 고재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