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www.seoultimes.news/data/photos/20250835/art_17563690739428_9ccd7e.jpg?iqs=0.34291465401215626)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신세계·신라면세점간 임대료 조정 협상이 공사측의 불참으로 결국 무산됐다. 코로나19 이후 매출 부진을 이유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한 면세점들과 계약 절차와 형평성을 내세운 공사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임대료를 둘러싼 양측간 갈등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신세계·신라면세점이 제기한 임대료 조정 2차 조정기일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인천공항공사가 불참하면서 조정이 결렬됐다. 법원은 강제조정안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공사가 이의를 제기하면 결국 본안 소송으로 넘어갈 가능성에 힘이 쏠리고 있다.
앞서 신세계·신라 등 두 면세점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이후 여행·소비 패턴 변화로 매출이 줄었다며 임대료 40% 인하를 요구했다. 그러나 공사가 이같은 요구를 거부하자 법원에 조정을 신청했다. 2차 기일을 앞두고 요구 폭을 30~35%로 낮추며 한발 물러섰지만, 공사는 배임 논란과 입찰 공정성 훼손 우려를 이유로 조정 참여를 거부했다.
실제로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올해 2분기 각각 113억원,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줄곧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인천공항 출국객은 2023년 3531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면세점 매출은 70% 수준에 그쳐 회복세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여객이 늘수록 임대료 부담이 커지는 ‘여객 1인당 고정 단가’ 구조가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면세점들의 철수 가능성도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계약 해지시 각사별로 약 1900억 원의 위약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매달 수십억원의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 소송보다는 철수가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면세점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과 중국 CDFG(중국면세품그룹)를 유력한 차기 입점 후보로 거론한다. 특히 롯데는 인천공항 주요 권역 재진입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CDFG가 국내 업체와 합작 형태로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