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118조원을 돌파하며 전년 동기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만 상반기중 나홀로 성장했을뿐 다른 기업들은 모두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해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기업중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중 지난 14일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42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이들의 총 매출은 1655조269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5%(86조7888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8조5165억원으로 5.9%(6조5694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상황은 정반대다.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조7293억원(-1.7%) 줄었다. 500대 기업 영업이익 증가분보다 SK하이닉스 한 곳의 영업이익 증가분(8조2988억원)이 더 컸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이 특정 기업의 성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적을 기업별로 보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6조6534억원으로 전년대비 99.3% 폭증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수요가 폭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힌 결과다. 특히 2분기에는 영업이익만 9조 원을 넘기며 반도체 업계의 판도를 바꿨다.
삼성전자는 11조3613억 원으로 2위에 올랐지만, 전년대비 33.4% 감소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어 현대자동차(7조2352억원), 한국전력공사(5조8895억원), 기아(5조7734억원), 한화(2조4074억원), 한국수력원자력(2조3982억원), LG전자(1조8985억원), KT(1조7036억원), 삼성생명(1조6694억원) 등이 영업이익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적자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SDI였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며 상반기 누적 적자가 8319억원에 달했다. 이어 SK에너지(-5916억원), 롯데케미칼(-3771억원), S-Oil(-3655억 원), 한화토탈에너지스(-3592억원), HD현대케미칼(-2886억원), 엘엔에프(-2614억원), HD현대오일뱅크(-2102억원), SK인천석유화학(-2075억원), SK지오센트릭(-170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 영업이익을 보면 IT·전기전자 업종이 32조596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동차·부품(17조4210억원), 보험(11조1164억원), 공기업(10조6573억원), 서비스(7조2610억원), 조선·기계·설비(7조2261억원), 증권(6조185억원), 건설·건자재(3조8001억원), 여신금융(3조5854억원), 운송(3조226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석유화학과 정유 업종은 전반적인 부진 속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