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지주 지분을 다시 매입하며 주주권 행사 가능성을 보여 주목된다. 신동주 회장은 1일 롯데지주 보통주 약 1만5000주(약 4억2000만원)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롯데지주 전체 발행주식(1억490만9237주)의 1만분의 1 수준이다.
이번 지분 매입은 상법상 주주대표소송 제기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내 상법에 따르면 발행주식의 1만분의 1 이상을 6개월간 보유한 주주만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신동주 회장은 “창업주의 장남으로서 롯데그룹의 현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윤리경영 회복을 위한 책임 있는 주주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달 일본 도쿄지방법원에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사회 멤버들을 상대로 총 14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국내 지분 매입으로 롯데지주 이사회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 가능성도 재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입은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니라 기업의 공정성과 주주권 보호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며 “앞으로도 책임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실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주 회장의 행보를 다소 곱지 않은 시선을 바라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 롯데 계열사 지분을 모두 매각해 1조4000억원을 확보한 신동주 회장이 다시 지분을 사들인 것은 자칫 ‘발목잡기’로 비칠 수 있다”며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런 갈등이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신동주 회장은 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에서 패배한 뒤 일본과 한국에서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법원은 과거 신동주 회장의 이사직 해임을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지분 재매입으로 신동주-신동빈 회장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