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총량 규제 등 외부 악재에도 불구하고 환율 안정과 수수료 수입 확대에 힘입어 비이자이익이 급증한 게 4대 금융의 고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2025년 상반기 순이익은 총 10조3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0.5% 증가한 금액이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외화환산이익과 판매·투자 수수료 증가 등 비이자 부문에서 비롯됐다.
상반기 전체 기준으로 KB금융(회장 양종희)이 3조4357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익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금융(회장 진옥동) 3조374억원, 하나금융(회장 함영주) 2조3010억원, 우리금융(회장 임종룡) 1조5513억원 순이다. 이중 신한·KB·하나 등 3개 금융은 반기 실적이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이자이익은 금리 인하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하지만 대출 자산 확대와 조달비용 관리로 일정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4대 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총 21조924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가 연초 3.00%에서 2.50%까지 인하되며 이자 마진 부담이 커진 탓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비이자이익의 성장을 꼽을 수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7조2,122억원으로 큰 폭의 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KB금융은 판매수수료와 증권 중개 수익 증가로 순수수료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하나금융도 비이자이익이 1조3,982억원으로 전년보다 10% 늘었다.또 2분기 순이익이 13.4% 증가한 1조1733억원을 기록했다. 다음은 신한금융이 1조5491억원으로 8.7% 증가했고, KB금융(1조7384억원)과 우리금융(9346억원)도 소폭 개선됐다.
상반기 성적표에는 2분기 실적 영향이 컸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5조9,53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5조1,339억원)대비 15.95% 증가한 금액이다. 또 이기간 이자이익은 9조3,565억원, 비이자이익은 수수료 수입 중심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중 신한금융은 전분기보다 34.7% 늘어난 1조2,650억원, 우리금융은 46.8% 증가한 5,270억원을 찍었다.
2분기 4대 은행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7% 증가한 총 4조3,151억원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 1조1,612억원 ▲신한 1조1,387억원 ▲하나 1조922억원 ▲우리 9,230억원 순이다. 또 이들은 금리 인하에도 순이자마진(NIM)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과 하나는 각각 1.55%, 1.48%를 기록했고, 우리은행은 1.45%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1.73%로 전 분기보다 소폭(0.03%p) 하락했다.
실적 개선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됐다. KB금융(8,500억원), 신한금융(8,000억원), 하나금융(2,000억원)은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또 우리금융은 올해 결산배당부터 비과세 배당을 도입하며 직전 분기와 동일한 현금배당(주당 200원)을 공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이 주요 금융지주들의 실적 방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수수료 기반 수익 확대와 비용 절감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