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이들이 부산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불면증으로 고통받는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습관, 그리고 끊임없이 쏟아지는 외부 자극은 우리의 수면을 방해하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이러한 불면증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양방 치료만으로는 쉽게 차도를 보이지 않아 좌절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한의원으로 눈을 돌리는 환자들도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다. 양의학이 불면증을 뇌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과 달리, 한방에서는 불면증과 스트레스를 기혈 순환의 불균형, 간기울결(肝氣鬱結), 심허(心虛), 담음(痰飮) 등 신체 내부의 흐름 문제로 바라본다. 즉, 몸 전체의 균형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이처럼 복합적인 불면증과 스트레스 치료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침, 약침, 한약, 뜸, 그리고 이완 치료 등을 사용한다. 특히,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긴장 완화에 도움을 주는 귀침과 수면 안정을 돕는 약침은 스트레스성 불면증 환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치료법들은 단순히 잠을 재우는 것을 넘어,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아 주는 데 중점을 둔다.
불면증은 단지 수면 부족을 유발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삶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따라서 불면증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단순히 잠을 자게 하는 것을 넘어, 흐트러진 심신을 함께 돌보는 치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방 심신치료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추가적으로, 한방에서는 불면증의 유형을 세분화하여 각기 다른 치료법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이 답답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간기울결(肝氣鬱結)’형 불면증에는 기혈 순환을 돕고 울체된 기운을 풀어주는 처방을, 심장 기능이 약해져 불안하고 잠이 오지 않는 ‘심허(心虛)’형 불면증에는 심장을 보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처방을 사용한다.
또한, 침 치료 시에는 백회, 신문 등의 혈자리가 자주 활용되며, 다양한 종류의 약침이 환자의 증상에 맞춰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맞춤형 접근은 불면증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불면증은 단순한 수면 문제가 아니라, 현대인의 생활 습관과 감정, 신체 밸런스 전체가 영향을 주는 복합적인 문제다.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내 몸의 신호를 이해하고 조화롭게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초량 편작한의원 김홍배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