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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내 1·2위 은행마저 고객정보 유출…‘사후약방문’ 고리 끊어야

금융권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또 터졌다. 롯데카드와 우리은행에 이어 이번에는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자산 규모 1·2위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서 잇달아 고객정보가 빠져 나갔다. 이를 일부 금융회사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무게감도 매우 크다.

 

고객의 돈과 민감한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대형 은행마저 보안망에 구멍이 뚫렸다면 금융권 전체가 고객정보 관리에 허점은 없었는지 되짚어봐야 할 때다. 신한은행에서는 약 2만500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됐다. 뒤이어 KB국민은행에서도 고객 119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등이 빠져나갔다. 일부 고객은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까지 유출됐다.

 

물론 사고가 난 시스템과 경로는 서로 다르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에 외부 침입이 발생했다. 고객이 직접 접속하는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는 사고가 없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하지만 직원용 시스템에도 고객정보가 있었고 외부 침입으로 정보가 빠져나갔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사고가 발생한 금융회사는 서버와 접속 경로를 막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고 한다. 고객에게 유출 사실을 알리고 피해가 확인되면 보상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당연히 해야 할 조치다. 문제는 이미 고객정보가 빠져나간 뒤라는 점이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비슷한 처방을 내놓는 방식으로는 고객의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

 

은행 보안은 인터넷·모바일뱅킹만 단단하게 지킨다고 끝날 일이 결코 아니다. 직원용 업무망과 외부 접속 통로는 물론 협력업체가 보관하는 정보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누가 고객정보를 볼 수 있었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상 접속을 찾아내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확인해 볼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 어느 경로가 뚫렸고 어떤 관리가 허술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서버를 막고 보상을 약속하는 선에서 끝낸다면 같은 사고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 역시 현장검사와 긴급회의에 그쳐서는 안 된다. 조사에서 드러난 허점을 금융회사와 외주업체의 실제 보안 개선으로 이어가야 한다.

 

한번 유출된 개인정보는 보상금으로 되돌릴 수 없다. 금융권에서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된 만큼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문제는 하나도 빠짐없이 바로잡아야 한다. 사고 재발을 막을 실효성 있는 대책도 함께 뒤따라야 한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움직이는 ‘사후약방문’의 고리를 이번에는 반드시 끊어야 할 때다. 그래야 잇단 정보 유출로 흔들린 고객의 신뢰도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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