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합산 14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이 3조8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으로 1위를 지킨 가운데 신한금융은 최대 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선두와의 격차를 4419억원까지 좁혔고, 하나금융도 2조원 중반대의 순이익으로 선두권 경쟁을 이어갔다.
NH농협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1조6000억~1조70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리며 중위권 경쟁을 펼쳤다.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하면서 금융지주 간 경쟁도 단순한 이익 규모를 넘어 수익 구조와 자본 효율성을 겨루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상반기 순이익은 KB금융이 전년 동기보다 13.1% 늘어난 3조884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금융은 13.3% 개선된 3조4427억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고, 하나금융은 4.4% 증가한 2조4029억원을 올렸다. NH농협금융은 9.2% 성장한 1조7791억원, 우리금융은 3.7% 늘어난 1조609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에서는 KB가 앞섰지만 증가율은 신한이 가장 높았고, NH농협금융은 증권 부문의 약진을 앞세워 우리금융을 1701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이자이익은 여전히 그룹 실적의 기반으로 작용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이자이익 6조1585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수익 기반을 이어갔다. 하나금융은 4조8082억원, 우리금융은 4조6597억원, NH농협금융은 4조4422억원을 거뒀다. 우리금융은 핵심예금 확대와 기업대출 성장으로 이자이익이 개선됐고, NH농협금융은 순이자마진(NIM) 상승과 기업여신 확대 효과를 봤다. 하나금융 역시 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강화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비이자 부문에서는 각 금융지주의 전략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신한금융은 비이자이익이 2조6381억원으로 19.7% 늘어나 전체 이익의 30%를 차지했고, 자본시장 관련 수익 확대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하나금융은 WM과 IB를 중심으로 수수료이익이 1조4874억원으로 37.7% 성장하며 기업회생 충당금과 외화환산손실 등 일회성 비용을 흡수했다.
NH농협금융은 비이자이익이 1조9599억원으로 47.4% 증가했고 수수료이익도 71.2% 뛰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KB금융은 증권과 보험 계열사의 호조로 비은행 이익 기여도가 44%까지 높아졌고, 우리금융은 비이자이익이 처음 1조원을 돌파하며 보험 편입 효과를 본격화했다.
각 금융지주의 계열사 경쟁도 상반기 실적 판도를 바꾼 변수로 작용했다. KB증권은 그룹 순이익의 21%를 담당하며 선두 유지에 기여했고, 신한투자증권은 거래대금 증가와 금융상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577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증권은 브로커리지와 IB 부문 성장으로 순이익이 155.7% 급증했고, NH투자증권은 9652억원으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우리금융은 보험 자회사 편입 이후 비은행 이익 기여도가 22.3%까지 높아졌고 카드와 캐피탈, 증권 계열사도 고른 실적을 내며 수익 기반을 넓혔다.
건전성과 자본 경쟁도 금융지주간 편차가 뚜렸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은 ROE 14.09%와 CET1 비율 13.74%를 기록하며 수익성과 자본력을 동시에 입증했고, 우리금융도 CET1 비율 13.7%로 안정적인 자본여력을 확보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CET1 비율은 각각 13.43%, 13.21%였으며, NH농협금융은 ROE 11.79%를 유지하는 동시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으로 성장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
이뿐 아니다. 각 금융지주의 실적 경쟁은 주주환원 경쟁으로도 이어졌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했고, 하나금융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2.0'을 통해 주주환원율 목표를 높였다. 우리금융은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고, NH농협금융은 증자를 바탕으로 미래 투자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성적표는 금융지주의 경쟁 공식이 이자이익 중심에서 비은행 경쟁력과 자본 효율성 중심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하반기에도 KB와 신한의 선두 다툼, 하나의 추격, NH농협과 우리금융의 중위권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