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외국 기업 사상 최대인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하며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공모가는 주당 149달러로 국내 기준가보다 2.9% 높은 수준에서 확정됐고 기관 수요예측에는 모집 물량의 7배가 넘는 주문이 몰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상장 기념식과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나서 글로벌 투자자와 주요 고객사를 상대로 AI 메모리 전략과 성장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번 상장은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를 넘어 미국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글로벌 투자 기반을 확대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SK하이닉스 미국 ADR 상장...265억달러 자금 확보=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공모가를 주당 149달러로 확정했다.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265억달러(약 40조원)다. 2014년 알리바바가 기록한 250억달러를 넘어 외국 기업의 미국 기업공개(IPO) 가운데 최대 규모다. 미국 기업까지 포함하면 최근 상장한 스페이스X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공모 대상은 ADR 1억7790만주다. ADR 1주는 SK하이닉스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 공모가는 전날 코스피 종가를 ADR 기준으로 환산한 가격보다 약 2.9% 높게 결정됐다. 대형 IPO가 통상 할인 공모되는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프리미엄 공모다.
수요예측도 기대를 웃돌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관투자가 주문은 모집 물량의 7배를 넘어섰다. 베일리 기포드와 코튜 매니지먼트,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등 글로벌 투자기관도 최대 70억달러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AI 투자 확대와 HBM 시장 선도 지위가 대규모 기관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확보한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생산설비 확충 등에 투입된다. AI 메모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첨단 패키징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다.
ADR은 10일 나스닥에서 임시 종목코드 'SKHYV'로 조건부 거래를 시작하며 13일부터 'SKHY'로 정규 거래된다. 미국 상장을 계기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투자자와의 직접 소통을 본격화한다. 상장 이후 첫 글로벌 IR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선다.
■ 최태원, 글로벌 IR 전면에...오프닝벨 행사 참석=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에서 열리는 SK하이닉스 ADR 상장 기념식과 오프닝벨 행사에 참석한다. 이어 기업설명회(IR)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경쟁력과 중장기 투자 전략을 직접 설명하며 글로벌 기관투자가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도 함께한다.
반도체업계는 이번 방미를 미국 자본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HBM 시장을 선도하고도 미국 반도체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해외 투자자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출간한 저서 '슈퍼 모멘텀'에서 "시장은 아직 SK하이닉스를 범용 메모리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지금보다 10배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메모리 공급기업을 넘어 고객 맞춤형 반도체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왔다.
투자은행(IB)과 반도체업계의 관심은 최 회장의 추가 일정에도 쏠린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과 차세대 HBM, AI 데이터센터 메모리, 서버용 메모리 모듈(SOCAMM)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AI 메모리 협력을 논의했고, 지난달 국내에서도 다시 만나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업계는 이번 방미에서 AI 메모리 공급망 확대와 차세대 제품 협력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