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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사이트] 라면업계 사외이사 법률·회계서 글로벌·ESG 인재로 재편

감시 중심 이사회에서 성장 전략 지원하는 전문 자문기구로 역할 확대
여성·1970년대생 비중 높아져…세무·공급망·조직문화 전문가 전면 배치
서울대 강세 속 해외대·산업 현장 경험 더하며 전문성 다변화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라면업계 이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K-라면의 해외 시장 확대와 ESG 경영 강화, 공급망 리스크 대응이 경영 과제로 떠오르면서 사외이사 구성도 달라지는 모습이 역력하다. 

 

삼양식품 농심, 오뚜기 등 라면 3사는 법률과 회계 중심의 전통적인 인선에서 벗어나 글로벌 사업과 세무, 공급망, 조직관리 등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이사회의 역할을 넓히고 있다. 사외이사가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넘어 중장기 성장 전략을 지원하는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분석한 결과 2021년 라면 3사의 사외이사는 삼양식품 4명, 농심 4명, 오뚜기 1명 등 모두 9명이었다. 2026년에는 세 회사 모두 5명 체제를 갖추면서 전체 인원이 15명으로 늘었다. 최소한의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할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라면 3사간 사외이사 인선 방향도 뚜렷하게 갈렸다. 삼양식품은 해외 성장에 맞춘 전문성 강화에 집중했고, 농심은 경험과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분야를 보완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뚜기는 산업 현장 경험과 글로벌 역량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전문 영역을 넓혔다. 접근 방식은 달랐지만 미래 성장에 필요한 역량을 이사회에 담아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변화의 폭이 가장 큰 곳은 삼양식품이다. 2021년에는 법률과 회계, 학계 중심의 구성이었다면 현재는 세무와 조직관리 분야까지 전문 영역을 확장했다. 법률과 회계, 조세 분야를 아우르는 구조를 갖춘 데 이어 조직문화 전문가를 유지하고 비교적 젊은 법률 전문가를 새롭게 영입하며 세대교체도 함께 추진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빠르게 커진 경영 환경이 이사회 구성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농심은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법조와 공공행정, 학계 출신을 중심으로 이사회의 연속성을 이어가면서 회계와 법률 분야만 일부 교체했다. 기존 경험을 유지하면서 부족한 전문성을 보강하는 방식이다.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둔 인선으로 해석된다.

 

오뚜기는 전문 영역을 가장 폭넓게 넓힌 게 특징이다. 2021년 1명이던 오뚜기 사외이사는 현재 5명으로 늘었다. 법률과 회계뿐 아니라 학계, 글로벌 기업, 외식·관광 분야 전문가까지 참여하면서 이사회의 기능도 한층 다양해졌다. 글로벌 공급망과 구매, 소비 트렌드에 대한 경험을 갖춘 산업계 인사를 영입한 점도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라면업계 사외이사의 직업군 변화는 뚜렷했다. 2021년에는 변호사와 회계사, 교수 등 전통적인 전문직이 중심이었다. 2026년에는 세무행정과 공공정책, 글로벌 기업, 조직문화, 관광·외식 분야 전문가까지 참여 영역이 크게 확대됐다. 회계 감사와 준법 점검에 머물던 역할이 공급망 관리와 해외 사업, ESG, 조직 혁신 등 경영 전반으로 넓어진 것이다.

 

사외이사의 성별과 연령 구성, 출신 학교 등도 5년새 많이 달라졌다. 여성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와 ESG위원회 등 주요 위원회에서 활동 범위를 넓히며 존재감을 키웠다. 연령대는 1950~60년대생 중심에서 1970년대생 중심으로 이동했고 일부 기업은 1980년대생 전문가를 선임하며 세대교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 변화에 대한 이해와 실무 경험을 갖춘 인재를 이사회에 배치하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출신 학교의 경우 서울대학교 출신이 여전히 중심축을 이루지만 고려대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출신이 고르게 포진했고 런던정경대(LSE),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텍사스 오스틴대 등 해외 대학 출신도 늘었다. 전공도 법학과 경영학 중심에서 회계, 조직관리, 관광·외식경영 등으로 다양해지며 전문성이 한층 세분화됐다.

 

이뿐 아니다. 감사위원회 중심에서 ESG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으로 기능이 확대되면서 지속가능경영과 지배구조, 인재 선임까지 논의 범위가 넓어졌다. 사외이사가 회계와 법률 검토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면업계 사외이사 구성 변화는 국내 식품기업의 경영 환경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충분하다. 해외 사업 확대와 공급망 재편, ESG 공시 강화, 글로벌 규제 대응이 새로운 경영 과제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역시 이에 걸맞은 전문성을 요구받고 있다.

 

법률과 회계 중심이던 사외이사 선임 기준은 산업 현장 경험과 글로벌 사업 역량, ESG 전문성을 갖춘 인재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식품업계 이사회가 감시기구를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전략적 의사결정 기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외이사가 회계와 법률 중심의 감시 기능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기업의 성장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며 “해외사업과 ESG, 공급망 리스크가 경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이사회도 산업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갖춘 인재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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