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사업(CPSP)은 결국 독일 TKMS의 몫으로 돌아갔다. 정부와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코리아 원팀'으로 수개월간 총력전을 펼쳤지만 최종 계약에는 이르지 못했다. 한화오션이 차순위 협상 대상에 포함됐지만 NATO 중심의 안보 질서를 고려하면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수주 실패가 아니라 국제 방산 계약의 승부가 어디에서 갈리는지를 보여준 사례였다.
한화오션이 독일 TKMS에 밀린 것은 결코 기술도, 가격도 아니었다. 경쟁사보다 최대 30% 낮은 가격 경쟁력과 정해진 납기를 지켜내는 생산관리 능력은 한국 조선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최대 강점이다. 글로벌 방산업계가 한국 조선업을 'On Time, On Budget'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캐나다 정부 역시 한화오션과 TKMS 모두 요구 성능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결국 잠수함 수주전의 승패는 제원표 밖에서 갈린 셈이다.
독일은 20여 개국에 80여 척의 잠수함을 수출하며 운용 경험과 유지·보수·정비(MRO) 체계를 축적했다. 잠수함은 30~50년 동안 운용되는 전략 자산인 만큼 건조 능력보다 운용과 후속 지원 역량이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 여기에 NATO를 기반으로 한 공동 운용 경험과 오랜 안보 협력이 더해지면서 캐나다는 잠수함 한 척이 아니라 수십 년을 함께할 전략적 파트너를 선택했다.
이번 결과를 특정 기업이나 정부의 실패로만 해석하는 것은 본질과 거리가 있다. 오히려 K-방산이 최종 선택을 좌우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확인한 계기가 됐다. 방산은 무기를 납품하는 것으로 끝나는 산업이 아니다. 장비를 함께 운용하고 정비하며 오랜 기간 신뢰를 축적하는 산업이다. 좋은 무기는 출발점일 뿐이다. 오랜 운용 경험과 협력의 역사를 함께 증명할 때 비로소 선택받을 수 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끝났지만 K-방산이 얻어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더 뛰어난 무기를 만드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캐나다가 선택한 것은 잠수함이 아니라 수십 년을 함께할 파트너였다. 이번 수주전은 방산 계약의 승부가 제원표보다 함께 쌓아온 시간과 협력에서 갈린다는 사실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글로벌 시장을 향하는 K-방산이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교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