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주요 상장사의 전문경영인과 비오너 임원들이 보유한 자사주 가치가 지난 1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주가 강세가 이어진 데다 자사주를 보유한 임원도 증가하면서 전체 평가액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상위 100명의 자사주 평가액만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자산 가치가 일부 기업과 핵심 임원에게 집중되는 현상도 뚜렷했다.
7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상장사 331곳을 대상으로 오너 일가를 제외한 전문경영인과 임원의 자사주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자사주를 보유한 임원은 417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554명보다 620명 늘어난 규모다. 전체 임원 1만5780명 가운데 자사주 보유 비중은 26.5%로, 지난해 22.6%보다 3.9%포인트 상승했다.
이들이 보유한 자사주의 6월 30일 기준 평가액은 1조8485억원으로 지난해 7779억원보다 137.6% 증가했다. 이 가운데 평가액 상위 100명의 보유 가치는 1조1590억원으로 전체의 62.7%를 차지했다. 지난해 4337억원과 비교하면 167.2% 늘어나 전체 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번 조사는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와 6월 30일까지 공시된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소유현황을 토대로 진행됐다. 자사주 평가는 6월 30일 종가를 적용했고, 전년 비교는 지난해 3월 31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자사주 평가액 1위는 신재하 APR 부사장이었다. 보유 주식은 지난해와 같은 45만7310주였다. 하지만 APR 주가가 1년 새 450% 이상 급등하면서 평가액은 1762억9300만원으로 불어났다. 2위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였다. 57만5199주를 보유해 평가액은 1357억7479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평가액 1853억3140만원과 비교하면 26.8% 감소했다.
3위는 정재훈 APR 경영지원본부장 전무였다. 보유 주식이 지난해 1500주에서 올해 27만8000주로 늘면서 평가액도 1억470만원에서 1071억6900만원으로 급증했다. 4위는 같은 회사 이민경 해외사업본부장 전무였다. 보유 주식을 10만주에서 24만4990주로 확대하면서 평가액은 69억원에서 944억4364만원으로 1253% 증가했다.
5위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었다. 보유 주식은 지난해와 같은 40만주였지만 평가액은 488억원에서 422억4000만원으로 13.4% 줄었다. 대표이사 가운데 평가액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인물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였다. 보유 주식이 지난해 5770주에서 올해 1만4312주로 늘어난 데다 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평가액은 11억원대에서 379억원대로 33배 이상 뛰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은 353억7399만원으로 7위에 올랐고,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329억1803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노 사장은 보유 주식을 2만8000주에서 9만8557주로 늘린 데다 주가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며 평가액이 약 20배 증가했다.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은 220억4535만원으로 9위, 신재우 APR 상무는 191억6957만원으로 10위를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현대자동차의 임원 자사주 보유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임원 458명 가운데 441명인 96.3%가 자사주를 보유했다. 기아도 임원 173명 중 162명(93.6%)이 자사주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증권은 93.2%, KT는 92.2%, KT&G는 90.9%, 현대건설은 90.1%로 뒤를 이었다.
리더스인덱스는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등이 자사주를 임원 성과보상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영향이 보유 비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리더스인덱스 측은 성과보상과 주가 흐름이 맞물리면서 전문경영인의 자사주 보유가 기업가치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보상 체계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