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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사이트] 삼성·SK 27개 상장사 시총 4686조원…코스피 64.6% 점유

삼전·닉스 2개사…AI가 재편한 한국 증시 권력 지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3822조원...52.7% 차지
AI 투자 확대·HBM 성장에 1년새 시총 2905조원 증가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올들어 한국 증시의 대표 업종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 자동차와 금융, 화학, 정보기술(IT) 등의 산업이 증시를 이끌었다면 올해들어선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시장을 좌우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면서 코스피는 사실상 '반도체 지수'를 연상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종가 기준 코스피 상장사 836개의 시가총액은 총 7253조1000억원이다. 이중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25조7355억원, SK하이닉스는 1796조7227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3822조4572억원으로 코스피 전체의 52.7%에 달한다.

 

국내 상장사 836개 가운데 단 두 기업이 시장 가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나머지 834개 상장사를 모두 합친 규모의 절반을 넘어선다. 한국 증시의 성패가 사실상 두 기업의 경쟁력과 실적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그룹 단위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그룹 15개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2533조600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의 34.9%를 차지했다. SK그룹 12개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2152조원으로 29.7%에 달했다. 두 그룹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4685조600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7253조1000억원)의 64.6% 수준이다.

 

상장사 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3.2%에 불과한 27개 기업이 시장 가치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삼성과 SK를 제외한 나머지 809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2567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35.4%에 그쳤다. 삼성과 SK 두 그룹의 가치가 나머지 코스피 상장사 전체를 합친 규모의 1.8배에 달하는 구조다.

 

이 같은 변화는 AI 산업 확산과 맞물려 있다. 오픈AI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초거대 AI 모델 경쟁에 뛰어들면서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AI 서버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HBM은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으며 관련 기업 가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들어낸 시가총액 증가 규모는 한국 증시의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해 349조6663억원에서 올해 1885조4249억원으로 1535조7586억원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62조5920억원에서 1532조3101억원으로 1369조7181억원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양사가 1년 동안 새롭게 창출한 시가총액은 총 2905조4767억원에 달했다. 이는 현재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0.1%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1년간 한국 증시에서 늘어난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이 사실상 두 회사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장 속도는 SK하이닉스가 더욱 가팔랐다. 삼성전자가 439.3% 증가하는 동안 SK하이닉스는 842.4% 급증했다. AI 서버 증설 경쟁과 HBM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부상한 영향이다. 삼성전자 역시 AI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사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기업가치가 크게 뛰었다.

 

그룹 내부 구조를 보면 삼성과 SK의 차이도 뚜렷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비교적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비중은 그룹 전체 상장 계열사 시총의 79.9% 수준이지만 삼성전기(151조8000억원), 삼성생명(89조4000억원), 삼성물산(79조500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63조4000억원), 삼성SDI(44조3000억원) 등이 그룹 가치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SK그룹은 SK하이닉스 중심 구조가 더욱 뚜렷하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그룹 전체 상장 계열사 시총의 83.5%를 차지했다. SK스퀘어가 210조6000억원 규모로 뒤를 잇고 있지만 그룹 가치 대부분은 사실상 SK하이닉스에서 나온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포진해 있지만 시총 비중은 제한적이다.

 

이같은 집중 구조는 양면성을 지닌다. 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수록 한국 증시는 강한 상승 동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반대로 반도체 업황이 둔화될 경우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최근 코스피가 자동차와 금융, 조선 업종보다 AI 투자 규모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전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의 시가총액 구조는 한국 증시가 어디에 미래를 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다. 코스피 836개 상장사 가운데 삼성과 SK의 27개 계열사가 전체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의 64.6%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2개 기업만 계산할 경우엔 52.7%를 점유했다. 과거 여러 산업이 나눠 가졌던 시장 영향력이 AI 반도체로 집중되면서 한국 증시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반도체 경쟁력이 곧 증시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코스피는 자동차와 금융, 화학, 조선 등 다양한 업종이 균형을 이루며 시장을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AI 반도체가 지수 흐름을 좌우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는 것은 국내 증시가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요 증가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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