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스타벅스 코리아가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강화를 위한 전사 교육에 나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본사 직원, 매장 파트너가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교육이다. 최근 마케팅 논란을 계기로 조직 전반의 인식 수준을 높이고 내부 의사결정 체계를 재정비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신세계그룹은 교육과 함께 마케팅 검증 절차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손질해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17일 서울 신세계남산에서 이마트부문 계열사 임원과 스타벅스 코리아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인식 및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교육에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함께 참석한다. 특정 브랜드 차원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그룹 전체가 교훈으로 삼고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정용진 회장도 직접 교육에 참여한다. 정 회장은 오는 24일 열리는 사장단 회의에 앞서 계열사 대표들과 별도의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앞서 대국민 사과 과정에서 약속한 역사 교육 이수를 실천하는 동시에 경영진 스스로 책임 의식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교육을 단순한 재발 방지 프로그램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기업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점검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실무 단계의 실수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진부터 현장 직원까지 동일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장 근무 직원들을 위한 교육도 이어진다. 스타벅스 코리아 파트너들은 오는 22일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받는다. 이를 위해 전국 모든 스타벅스 매장은 이날 오후 3시 영업을 종료한다. 스타벅스가 국내 사업을 시작한 1999년 이후 전국 매장이 동시에 조기 폐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은 점포별로 본사에서 제작한 영상을 시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직원들은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는 관점을 공유하고 기업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책임 의식을 되새기게 된다. 또한 '한 분의 고객, 한 잔의 음료, 우리의 이웃에 정성을 다한다'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도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전 직원 교육을 결정한 것은 이번 사안을 그만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사과나 해명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 구성원 전체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마트부문 다른 계열사 직원들도 교육 대상에 포함된다. 오는 7월 1일부터 2주 동안 온라인 이러닝 방식으로 동일한 교육이 진행된다. 우선 본사 직원과 현장 관리자를 중심으로 실시한 뒤 교육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연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맡는다. 역사 인식 교육은 한국 현대사를 연구해 온 오제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가 진행한다. 강연에서는 광복 이후 주요 근현대사 사건을 돌아보고 역사적 사실을 균형 있게 이해하는 방법을 소개할 예정이다.
사회적 감수성 교육은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가 담당한다. 기업 활동 과정에서 역사와 노동, 인권, 젠더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어떻게 이해하고 고려해야 하는지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교육과 함께 내부 의사결정 체계도 전면 재정비한다. 이번 논란이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사용된 표현이 보고와 결재 과정에서도 충분히 걸러지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보고, 초기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우선 외부 전문기관 자문을 통해 '사회적 민감도 체크리스트'를 마련한다. 기존에는 위법성 여부와 브랜드 적합성 검토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역사와 기념일, 정치, 재난, 군사, 젠더, 폭력, 혐오 표현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요소까지 폭넓게 살피게 된다.
공공 기념일이나 추모일의 의미를 훼손할 가능성은 없는지,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없는지 등을 사전에 점검하는 절차도 강화한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콘텐츠일수록 보다 엄격한 검토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검토 과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마케팅 기획부터 공개까지 충분한 검토 기간을 확보하고 보고 문서 양식을 표준화해 주요 내용과 일정이 명확히 공유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콘텐츠 공개 직전에는 담당 부서뿐 아니라 품질·법무 등 관련 부서 책임자가 함께 참여하는 다중 검증 절차도 신설한다. 고객에게 노출되는 모든 콘텐츠가 여러 단계의 검토를 거쳐 공개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기록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누가 어떤 의견을 제시했고 최종 승인자는 누구인지 등을 체계적으로 보관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검수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한다. 신세계그룹은 역사적 가치 보존과 사회적 희생의 의미를 알리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근현대 역사 유적 지원 사업과 국가기념일 연계 프로그램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 히어로 프로그램도 확대해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역사 교육 지원 사업도 검토 중이다. 초·중·고교 역사 체험학습 지원과 대학 역사 탐구 동아리 후원, 역사 바로 알리기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올바른 역사 인식 확산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교육과 제도 개선이 일회성 조치에 그치지 않고 기업 문화와 의사결정 방식의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역사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기업의 책임을 더욱 충실히 실천하는 방향으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