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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 유전체 기업 최대주주로…AI 다음 승부수는 정밀의료

엘리먼트에 1억7500만달러 추가 투자…차세대 의료기술 확보
유전체 분석·멀티오믹스 역량 확보…정밀 의료 시장 선점 전략
삼성헬스·웨어러블·의료기기 연결해 미래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유전체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미래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이어 인공지능(AI) 기반 정밀 의료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0일(한국시간) 엘리먼트의 시리즈E 투자에 참여해 1억7500만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리즈D 투자에 이은 후속 투자로, 삼성전자는 이번 거래를 통해 엘리먼트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다만 경영권 변동은 없으며 기존 경영진 체제도 그대로 유지된다.

 

업계가 이번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한 지분 확보를 넘어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AI 기술 발전과 고령화, 개인 맞춤형 치료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정밀 의료 시장은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 서비스가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유전체 데이터의 활용 가치도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다.

 

2017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된 엘리먼트는 차세대 DNA 시퀀싱 분야의 신흥 강자로 꼽힌다. DNA 시퀀싱은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질병 관련 변이와 유전적 특성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암과 희귀질환 진단은 물론 신약 개발, 맞춤형 치료 연구의 기반 기술로 활용된다.

 

엘리먼트는 유전체 분석 정확도를 99.99% 수준까지 끌어올리면서도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춘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기관과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고객층을 확대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DNA 분석을 넘어 RNA와 단백질, 세포 변화까지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멀티오믹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멀티오믹스는 단순히 유전 정보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전자가 실제 인체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까지 분석하는 기술이다. 질병 발생 원인과 진행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신약 개발과 차세대 진단 분야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기존에는 여러 장비를 통해 각각 분석한 뒤 데이터를 통합해야 했지만 엘리먼트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생체 정보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회사는 2022년 DNA 시퀀싱 장비 ‘아비티(AVITI)’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시간 흐름에 따른 세포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아비티24’를 선보였고, 분석량을 크게 늘린 차세대 플랫폼 ‘비타리(VITARI)’와 임상 진단용 장비 ‘아비티 Dx’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엘리먼트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유전체 분석 시장 진출 때문만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AI 기술과 디지털 헬스 플랫폼, 웨어러블 기기 사업과 결합할 경우 새로운 형태의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와 삼성헬스를 통해 심박수와 수면, 운동량 등 다양한 건강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여기에 유전체 정보를 결합하면 개인의 건강 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질병 위험도를 예측하고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예방 중심의 의료 서비스 구현도 가능해진다.

 

의료기기 사업과의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의료영상 장비와 디지털 헬스 역량, 엘리먼트의 유전체 분석 기술이 결합될 경우 진단과 치료, 사후 관리까지 연결되는 통합 의료 서비스 구축도 가능하다. 단순 기기 판매를 넘어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엘리먼트 역시 삼성전자의 AI와 데이터 처리 역량을 활용해 대규모 유전체 분석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양사는 연구개발과 사업 협력을 확대하며 정밀 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몰리 히 엘리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는 회사의 비전과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결정”이라며 “의료 혁신을 앞당길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은 “삼성전자의 AI·디지털 헬스 역량과 엘리먼트의 유전체 분석 기술이 결합하면 맞춤형 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정밀 의료와 디지털 헬스 분야 투자를 지속 확대해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모바일을 넘어 AI 기반 헬스케어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번 투자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유전체 데이터와 AI가 결합한 정밀 의료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경우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 지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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