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선다. 그룹 총수로서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넘어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려 경영 성과와 책임을 함께 짊어지겠다는 선택이다. 유통업 성장 둔화와 소비 침체, 스타벅스코리아 논란, 미래 사업 투자 확대 등 안팎의 과제가 겹친 시점이라는 점에서 재계는 이번 결정을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8일 정 회장을 신세계프라퍼티 각자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사회를 열어 정 회장을 등기이사 후보로 추천한 뒤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이 이뤄지면 공식 취임하게 된다. 이마트 역시 정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각자대표 내정을 마쳤으며 내년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책임경영 강화다. 최근 재계에서는 총수의 역할과 책임을 둘러싼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너라면 그 결과에 대한 평가도 직접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정 회장은 앞으로 그룹 총수이자 대표이사, 등기임원으로서 주요 경영 판단에 참여하고 성과에 대한 평가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정 회장은 “회사 경영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지라는 시장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와 주주의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이번 결정을 최근 스타벅스코리아 논란 이후 이어지고 있는 그룹 쇄신 작업과 연결해 보고 있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최대주주다. 이마트 대표이사는 스타벅스코리아 이사회 구성과 주요 경영 방향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다. 향후 스타벅스의 조직 안정화와 신뢰 회복 과정에서도 정 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다. 소비심리 위축과 온라인 중심 소비 확대가 이어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체질 개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마트 역시 수익성 개선과 사업 구조 재편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룹의 핵심 수익 기반인 이마트 대표를 맡는 것은 실적과 경쟁력 회복에 대한 책임까지 정면으로 떠안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 선임은 미래 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청라를 비롯한 대형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로 그룹의 미래 사업을 이끄는 핵심 축이다. 특히 지난 3월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AI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중심에 서 있다.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와 사업 개발 등 핵심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은 미래 성장 사업의 성패 역시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정 회장은 이미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 AG글로벌홀딩스 이사회 의장을 맡아 지마켓 경쟁력 회복 작업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까지 맡게 되면서 유통과 플랫폼, 복합개발, AI 인프라를 아우르는 그룹 핵심 사업의 최종 의사결정 구조도 한층 명확해질 전망이다.
전문경영인 체제 역시 유지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형천 전 개발본부장을 각자대표로 내정했다. 이 대표 내정자는 스타필드 청라 건립 등 주요 프로젝트와 조직 운영을 담당한다. 정 회장이 중장기 전략과 신규 사업을 총괄하고 이 대표가 사업 실행과 현장 경영을 맡는 역할 분담 체제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조직 재정비에 나선다. 신세계그룹은 신동우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신 대표 내정자는 스타벅스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과 신세계프라퍼티 재무·지원 부문을 거친 전략·재무 전문가다. 신 대표 내정자는 내부 통제 체계 강화와 운영 시스템 정비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예정이다. 고객과 파트너의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한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정 회장이 권한 확대보다 책임 확대를 선택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정 회장이 그룹의 현재를 책임지는 이마트와 미래 성장동력을 담당하는 신세계프라퍼티를 동시에 맡은 만큼 앞으로의 성과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정 회장은 “회사 경영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지라는 시장의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와 주주의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