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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위클리] 미래를 선점하려는 CEO들의 현장경영

AI 동맹부터 K라이프스타일·생산적 금융까지…현장에서 답 찾는 CEO들
기술보다 연결, 투자보다 실행…산업 생태계 경쟁 본격화
최태원·이재용·이재현·정기선·김정수…각자의 방식으로 미래 준비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이번 주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발걸음은 서로 다른 곳을 향했지만 공통된 목적지는 미래였다. 각 CEO들이 보여준 위클리 경영 행보는 인공지능(AI)와 K컬처, 금융 혁신과 글로벌 확장 등으로 압축된다.

 

글로벌 AI 협력망을 점검한 총수가 있는가 하면, 인재 육성과 기초과학 지원에 힘을 쏟은 경영자도 있었다. 미국 시장을 직접 점검하고, 현충원을 찾아 봉사활동에 나선 CEO도 있었다. 산업과 업종은 달랐지만 이들의 행보에는 공통된 흐름이 읽힌다. 사람과 기술, 산업과 시장을 연결하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인물은 5일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다. 서울 홍대의 한 삼겹살집에서 열린 이른바 ‘삼쏘 회동’에는 황 CEO를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이 함께했다. 삼겹살과 소맥을 곁들인 편안한 자리였지만 AI 반도체와 피지컬 AI, 로봇 산업을 이끄는 핵심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황 CEO는 “고 코리아, 고 SK, 고 LG, 고 네이버”를 외치며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고, 참석자들은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HBM 과자를 나누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재계는 이 만남을 단순한 친목 모임으로 보지 않는다. AI 산업의 미래 협력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으로 해석한다.

 

특히 이번 흐름의 중심에는 최태원 회장이 있다. 그는 며칠 전 대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웨이저자 TSMC 회장,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을 잇달아 만나 AI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반도체 설계와 생산, 서버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를 연결하는 글로벌 AI 생태계 구축에 직접 나선 것이다.

 

최 회장은 변화의 초입에서 미래를 읽는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2012년 시장의 우려 속에서도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했고, 이는 오늘날 SK하이닉스를 글로벌 HBM 시장 선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출발점이 됐다. 최근 AI 행보 역시 기술보다 산업 구조 변화에 먼저 주목하는 그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래 경쟁력의 원천을 인재와 기초과학에서 찾고 있다. 그는 올해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5년 연속 수상자들을 직접 격려했다. AI와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인재 육성과 연구 생태계 조성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삼성호암상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선친인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뜻을 기려 제정한 상이다. 이재용 회장은 이를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학상 확대를 제안하고 개인 기부를 이어가며 학문과 연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의 꾸준한 관심이 ‘기술 혁신의 출발점은 결국 사람’이라는 철학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미국 출장도 시선을 모았다. 그는 미국 최초의 올리브영 매장을 찾아 개장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CJ제일제당 미주법인을 방문해 현지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식품과 뷰티, 콘텐츠를 하나의 생활문화 경험으로 연결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비비고와 올리브영, 뚜레쥬르, KCON을 연결하는 전략은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 K컬처 소비를 생활문화 소비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이재현 회장은 미국을 K라이프스타일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성장과 책임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챙기고 있다. 그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묘역 정화 활동에 직접 참여했다. 또 해외 참전용사 기념사업과 국가유공자 지원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미래 에너지와 친환경 선박, AI 기반 산업 혁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도 기업의 중요한 역할로 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권에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현장 경영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항공정비 전문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를 방문해 생산적 금융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 현장을 직접 찾아 투자 계획과 애로사항을 듣고 맞춤형 금융 지원을 모색했다.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산업 성장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다.

 

식품업계에서는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김 회장은 지난 1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며 삼양식품의 새 시대를 열었다. 이번 승진은 단순한 직함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양식품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김 회장은 2012년 불닭볶음면 출시를 주도하며 삼양식품의 운명을 바꿨다. 한때 ‘너무 맵다’는 평가를 받았던 제품은 유튜브와 SNS를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고, 삼양식품은 국내 식품회사를 넘어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변모했다.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은 80%를 넘어선다.

 

김 회장은 최근 장남인 전병우 COO 전무 등 자녀에게 지분을 증여하며 차세대 경영 체제의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시장은 이제 ‘불닭 신화’ 이후를 주목하고 있다. 김 회장이 삼양식품을 특정 브랜드 중심 기업이 아닌 지속 가능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복귀가 화제를 모았다. 그는 약 1년 만에 유튜브 활동을 재개하며 다시 한식 세계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단순한 요리 콘텐츠를 넘어 한국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플랫폼으로 채널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외식사업가를 넘어 콘텐츠 창작자로서의 영향력을 다시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이번 복귀는 단순한 방송 활동 재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백 대표는 ‘요리비책’을 통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한식 조리법을 소개하고, 해외 시청자를 겨냥한 ‘K-Vibe’ 콘텐츠도 확대할 계획이다. K팝과 K드라마가 한국 문화의 문을 열었다면 한식은 일상 속에서 한국을 경험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콘텐츠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외식 브랜드를 만든 사업가에서 한식을 세계에 전파하는 문화 콘텐츠 생산자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미국에서 열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을 직접 찾았다. 업계는 이를 쿠팡플레이의 스포츠 콘텐츠 경쟁력을 점검하기 위한 현장 경영으로 해석한다. 쿠팡이 이커머스를 넘어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스포츠 콘텐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다.

 

로저스 대표의 행보는 쿠팡의 사업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쿠팡플레이는 국가대표 축구 경기와 해외 스포츠 리그, 오리지널 콘텐츠를 잇달아 확보하며 이용자 체류시간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커머스와 멤버십, 콘텐츠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쿠팡의 핵심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현장 방문이 스포츠 콘텐츠를 단순한 중계 사업이 아니라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자산으로 바라보는 쿠팡의 시각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한다.

 

재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개별 기업 경쟁보다 생태계 경쟁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최근 CEO들의 현장 행보는 미래 산업 질서 속 주도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사람과 산업, 시장을 연결하는 능력에서 나온다”며 “이번 주 CEO들의 발걸음은 한국 기업들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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