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30원을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군사 충돌로 번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간 영향이다. 중동 정세 불안에 국제유가가 오르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까지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빠르게 밀리고 있다.
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53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1530.8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고점을 기록한 뒤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오전 9시 15분 기준 1524.4원 수준에서 움직였다. 환율이 장중 153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밤사이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달러 수요가 몰렸다. 환율은 1533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때 1536원까지 오르며 위험회피 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질 때마다 달러화가 가장 먼저 선택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중동 정세 악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이를 낙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쿠웨이트와 바레인 내 미군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히면서 충돌 장기화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협상 재개 여부보다 지정학적 위험이 국제 원자재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중동 지역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곧 달러 수요 증가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자금 흐름도 환율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2조원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가 중동 변수와 맞물리면서 원화 약세 압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증시도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8600선까지 밀리며 약세를 보였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 상당수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코스닥은 일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정부는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환율과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으며 과도한 변동성이 발생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가 뚜렷한 해법을 찾기 전까지 환율과 증시의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분간 투자자들의 시선은 중동 지역 상황과 국제유가, 외국인 자금 움직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