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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앤 데이터] “브레이크 밟았는데 왜?”…고령화와 함께 커지는 페달 오조작 사고

최근 5년 사고 2.3배·사망자 3.4배 증가…인명 피해 더 빠르게 확대
60세 이상 운전자 사고가 70% 차지…사망자는 5배 가까이 많아
“저속 제어만으론 부족”…주행 중 오조작 감지 기술 도입 필요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최근 대형 사고가 발생한 직후 운전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생각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차량은 멈추지 않고 상가나 인도, 횡단보도로 향한다. 순간적인 실수로 치부됐던 페달 오조작 사고가 이제는 고령화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교통안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언론에 보도된 페달 오조작 의심 사고 567건을 분석한 결과, 사고 건수는 2021년 66건에서 2025년 153건으로 늘었다. 5년 만에 2.3배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15명에서 51명으로 3.4배 늘었다. 사고 증가세보다 인명 피해 확대 속도가 더 가파른 셈이다.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21년 12건이던 사망사고는 지난해 39건으로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페달 오조작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60명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매달 4명 이상이 이 같은 사고로 숨진 셈이다.

 

연령별 분석에서는 고령 운전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체 사고 567건 가운데 60세 이상 운전자 사고는 400건으로 전체의 70.5%를 차지했다. 60세 미만 운전자 사고 136건과 비교하면 약 3배 많은 수준이다. 피해 규모 역시 차이를 보였다. 60세 미만 운전자 사고의 경우 1건당 평균 사상자가 2.1명이었지만, 60세 이상은 2.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전체 사상자 1448명 가운데 1115명(77%)이 60세 이상 운전자 사고에서 나왔다.

 

사망사고에서는 격차가 더욱 컸다. 60세 이상 운전자 사고 사망자는 132명으로 60세 미만(28명)의 4.7배에 달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각각 93건과 26건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소는 일반 교통사고와 비교해도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더 위험한 특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반 교통사고의 경우 60세 이상 운전자 사망사고는 사고 1건당 사망자가 1.03명이지만, 페달 오조작 사망사고는 1.42명으로 집계됐다. 사고 한 번이 여러 명의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사고 장소를 살펴보면 보행자 피해가 발생한 사고 238건 가운데 식당과 카페, 상가시설로 돌진한 사례가 96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의 40.3% 수준이다. 그러나 사망 위험은 인도와 횡단보도, 이면도로에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

 

상가 돌진 사고는 주차나 후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속도가 낮았지만, 보행로와 이면도로 사고는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진행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 사고의 사망률은 19.7%, 횡단보도는 28.6%, 이면도로는 29.2%였다. 상가 돌진 사고 사망률 3.3%와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했다.

 

해외에서도 페달 오조작 사고는 주요 교통안전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관련 연구를 통해 미국에서 연간 약 1만6000건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은 신차의 90% 이상에 오조작 방지장치를 장착했지만 사망자 감소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기술의 적용 범위다. 상당수 오조작 방지장치는 출발이나 주차 상황 등 시속 8~15㎞ 이하 저속 구간에서만 작동한다. 반면 인명 피해가 큰 사고는 차량이 이미 주행 중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국은 이를 단순 운전 미숙이 아닌 ‘인지 오류’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고 믿는 순간에도 실제로는 가속페달을 더 강하게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페달 상태 표시장치와 페달 카메라, 브레이크 반복 조작 유도 시스템 등 다양한 보완책이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역시 운전자 개인의 책임만 강조하기보다 기술적 보완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요한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령 운전자 증가와 함께 페달 오조작 사고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출발 시 가속 억제 기능뿐 아니라 주행 중에도 오조작을 감지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기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이라도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예방장치 보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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