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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거는 끝났다…이제는 통합의 정치를 보여줄 때다

개표 상황실의 밤은 길었고 날은 밝았다. 누군가는 환호했고, 누군가는 침묵했다. 꽃다발과 축하 인사가 오가는 곳도 있었고, 무거운 표정으로 결과를 지켜보는 선거사무소도 있었다. 하지만 승자와 패자가 갈린 순간에도 변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선거는 끝나도 국민의 삶은 계속된다는 점이다.

 

6·3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총선과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정치적 주도권을 넓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민주당을 선택한 국민도, 국민의힘을 지지한 국민도, 어느 정당에도 표를 주지 않은 국민도 모두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선거가 끝난 뒤 정치권이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사실도 여기에 있다.

 

이번 선거는 우리 정치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 장면도 남겼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추미애 당선인은 지방자치 부활 이후 첫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이 됐다. 여야의 승패를 떠나 정치와 행정의 영역에서 대표성과 다양성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민주주의는 더 많은 사람이 정치의 주체로 참여할 때 한층 성숙해진다.

 

반면 선거가 남긴 과제도 적지 않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함 반출을 둘러싼 대치가 선거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일부 시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투표소 앞을 지키면서 약 2000명의 투표분이 담긴 투표함 2개의 이송이 지연됐다. 선관위도 물리적 충돌 우려로 즉각적인 반출에 나서지 못했다. 선거에 대한 문제 제기와 감시는 민주사회에서 보장돼야 하지만, 그 과정 역시 법과 절차 안에서 이뤄질 때 사회적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가 단순히 투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공정한 선거 관리와 결과에 대한 신뢰, 그리고 이를 존중하는 시민의식이 함께 작동해야 민주주의도 힘을 얻는다. 선거 이후에도 불신과 대립이 이어진다면 사회적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진영 대립 역시 여전히 정치권이 풀어야 할 숙제다.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공격하는 정치가 반복될수록 국민의 피로감은 커진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쟁이 아니라 민생이다. 물가와 경기, 청년 일자리, 저출생과 고령화 같은 현실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가 더 절실하다.

 

민주당은 승리의 기쁨보다 책임의 무게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국민의힘 역시 패배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기보다 국민이 보낸 메시지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변화와 쇄신 없이 신뢰 회복은 어렵다.

 

개표가 끝나고 현수막이 철거되면 국민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정치권은 그때부터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국민이 이번 선거를 통해 보낸 메시지는 분명하다.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안정과 통합, 그리고 성과를 보여 달라는 것이다.

 

선거는 끝났지만 정치는 이제 시작이다. 국민은 승자와 패자를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 갈라진 사회를 다시 잇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치였는지를 더 오래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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