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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AI 메모리 패권 전쟁의 중심에 서다

HBM3E·HBM4·HBF 총출동…AI 시대 겨냥한 메모리 로드맵 공개
GB300·Vera Rubin과 나란히 전시…엔비디아 동맹 과시
GPU 경쟁 넘어 메모리 경쟁으로…차세대 AI 인프라 주도권 승부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센터에 들어서자 거대한 인공지능(AI) 물결이 관람객을 맞았다. 세계 최대 ICT·반도체 전시회 가운데 하나인 컴퓨텍스(COMPUTEX) 2026이 2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전시장 곳곳에서는 AI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펼쳐졌다. 이같은 글로벌 경쟁의 중심에는 메모리가 자리하있다.

 

올해 컴퓨텍스에는 약 10만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AI가 전시회의 핵심 화두로 자리 잡은 가운데 SK하이닉스는 ‘At the core of the AI wave-Memory!’를 전면에 내걸고 AI 시대의 주인공이 메모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하면서 AI 산업의 경쟁력이 GPU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고성능 메모리에서 결정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 부스는 전시장 안에서도 존재감이 남달랐다. 부스 전면을 채운 대형 LED 화면에는 거대한 파도와 메모리 회로가 연결된 영상이 반복적으로 재생됐다. AI 산업의 확장을 상징하는 파도와 그 중심에 있는 메모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화려한 전시 경쟁이 펼쳐지는 아시아 전시회의 특성 속에서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부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조한 ‘AI 팩토리 존’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엔비디아 최신 제품과 그 안에 실제 탑재된 SK하이닉스 메모리 솔루션이 함께 전시됐다. AI 산업의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AI 생태계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위치를 드러내는 공간이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린 곳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GB300 전시 공간이었다. GB300 실물 옆에는 SK하이닉스의 HBM3E가 함께 전시됐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서명이 담긴 파트너 사인보드가 배치됐다.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양사의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차세대 AI 시대를 겨냥한 전시도 관심을 모았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Vera Rubin) 200 모형과 함께 HBM4, SOCAMM2를 선보였다. 아직 본격적인 시장 형성 전 단계인 기술들이지만 AI 산업의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스 중앙에 마련된 제품 포트폴리오 존에서는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메모리 전략이 공개됐다. HBM3E 12단과 HBM4, HBM4E를 비롯해 고성능 서버용 D램과 기업용 SSD 제품군이 대거 전시됐다.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 처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메모리 성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끈 제품은 차세대 메모리 개념인 HBF(High Bandwidth Flash)였다. HBM처럼 TSV 기술을 활용해 낸드를 적층하는 방식으로 개발 중인 HBF는 AI 인프라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HBM 이후 시장을 이끌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술 전시와 함께 AI 체험 콘텐츠도 마련했다. 관람객이 사진을 촬영하면 AI가 한국 전통 복식 이미지를 합성해 타로카드 형태로 출력해주는 이벤트가 진행됐고, 한류 문화에 관심이 많은 아시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시 뒤편 VIP 라운지와 회의실에서는 글로벌 고객사와 파트너 기업 관계자들의 비즈니스 미팅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번 컴퓨텍스가 보여준 변화는 분명했다. 과거 AI 경쟁이 GPU 성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메모리 경쟁력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생성형 AI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현재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4와 HBF 경쟁에서도 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컴퓨텍스는 단순한 제품 전시회가 아니라 AI 시대의 주도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무대였다. 그리고 SK하이닉스는 그 무대 한가운데서 메모리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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