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예고되면서 건설현장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낮 기온과 체감온도가 동시에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자 각 건설사들은 근로자 보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얼음물과 휴게실 제공에 머물던 기존 대응을 넘어 체감온도 관리와 작업중지 기준, 스마트 장비까지 동원한 현장 보호 체계를 서둘러 갖추는 모습이 역력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모두 228명 발생했다. 건설업은 온열질환 산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업종이다. 온열질환 산재는 2021년 25명에서 2022년 29명, 2023년 33명, 2024년 70명, 2025년 71명으로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기상청 역시 올해 여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장 안전관리 부담도 커졌다.
건설사들은 고용노동부의 ‘폭염안전 5대 수칙’을 현장 운영 기준으로 삼고 있다. 물 섭취와 냉방장치 활용,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보냉장구 착용, 119 신고 등 체감온도 31도 이상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열사병과 열탈진을 막기 위한 기본 지침이다.
현대건설은 전국 121개 현장에서 특별점검과 온열질환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기존 ‘3GO!’ 프로그램을 ‘3GO! 2GO ZERO!’로 확대해 물·그늘·휴식에 보냉장구와 응급조치를 더했다. 고려제약과 협업해 전해질 보충용 경구 수액을 제공하고, 옥외 작업 근로자들에게는 선풍기 조끼를 지급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22개 언어 ‘119 신고요령 영상’과 체열 감지 웨어러블 장비도 현장에 투입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에서 고용노동부 경기청과 함께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을 열었다. 근로자들에게 쿨스카프를 지급하고 휴게시설과 냉방·통풍장치 가동 상태를 점검했다. 김도형 고용노동부 경기청장은 “폭염은 노동환경을 위협하는 기후재난”이라며 현장 예방조치 강화를 주문했다.
SK에코플랜트는 롯데칠성음료와 협력해 휴식 부스에 이온음료와 쿨타월, 냉찜질팩 등을 비치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무더위 시간대 집중 관리와 체감온도 측정, 건강 모니터링으로 현장 대응의 빈틈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롯데건설은 폭염 예방에 아이디어를 입혔다. 유튜브 롯데건설TV를 통해 공개한 ‘폭염주의복’은 특수 변색 잉크를 적용한 작업복이다. 기온이 33도에 이르면 ‘열심열심’ 문구가 ‘열쉼열쉼’으로 바뀌고, ‘괜찮다’는 문구도 ‘괜찮지 않다’로 변한다. 작업복이 스스로 휴식을 권하는 셈이다.
대우건설도 다음 달부터 ‘건강한 여름나기 3335 캠페인’을 시작한다. 온도별 대응 기준을 세분화하고 물·그늘·휴식 중심 수칙에 보냉장구와 응급조치를 더해 현장 보호 장치를 강화한다.
부영그룹은 폭염 단계별 대응 기준을 세분화했다.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작업시간을 조정하고, 35도 이상이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옥외작업 중지를 권고한다. 38도 이상에서는 긴급 작업을 제외한 야외작업을 멈추도록 했다. 냉각조끼와 냉방시설 설치, 충분한 휴식 보장도 병행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폭염은 더 이상 계절 변수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며 “근로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 곧 현장의 지속가능성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