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0 (수)

  • 맑음동두천 19.8℃
  • 맑음강릉 19.4℃
  • 맑음서울 20.7℃
  • 맑음대전 21.9℃
  • 맑음대구 25.0℃
  • 구름많음울산 22.8℃
  • 구름많음광주 22.4℃
  • 맑음부산 21.3℃
  • 맑음고창 20.2℃
  • 맑음제주 21.6℃
  • 맑음강화 17.4℃
  • 맑음보은 20.2℃
  • 맑음금산 19.3℃
  • 맑음강진군 20.8℃
  • 맑음경주시 21.3℃
  • 맑음거제 21.9℃
기상청 제공
메뉴

[뉴스 앤 데이터] 여성임원 늘었다는데…여초 기업일수록 더 좁았던 승진의 문

여성임원 비중 8.2%로 상승…늘어난 자리는 사외이사 중심
여성직원 1000명당 임원 3명, 남성은 14명…승진 확률 4배 격차
은행·증권 등 금융권 성별 격차 두드러져…다양성 확대의 민낯 드러내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여성 임원은 늘고 있다. 하지만 승진의 문까지 함께 넓어진 것은 아니었다. 여성 직원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오히려 여성의 임원 진출 가능성은 더 낮았다. 기업들이 성별 다양성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조직 안 승진 구조는 여전히 여성에게 더 좁게 열려 있었다.

 

2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2026년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94개사를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 1만5370명 중 여성은 1268명으로 집계됐다. 여성 임원 비중은 8.2%였다. 2024년 7.3%, 지난해 8.1%에 이어 증가세는 이어졌지만 임원 10명 가운데 여성은 아직 1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표면적으로는 여성 리더십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늘어난 자리의 상당수는 내부 승진이 아니었다. 여성 등기임원은 2024년 295명(11.3%)에서 지난해 344명(12.8%), 올해 377명(13.6%)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여성 사내이사는 53명에서 51명으로 줄었다. 반면 여성 사외이사는 242명에서 326명으로 84명 늘었다.

 

여성 등기임원 가운데 사외이사 비중은 82.0%에서 86.5%로 높아졌고 사내이사 비중은 18.0%에서 13.5%로 낮아졌다. 이사회 여성 참여는 확대됐지만 실제 사업과 조직 운영을 책임지는 내부 여성 리더층은 충분히 두터워지지 못했다.

2022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이사회 성별 다양성 의무화는 분명 변화를 만들었다. 다만 변화의 무게중심은 기업 내부 승진보다 이사회 구성에 쏠렸다. 여성 이사 숫자는 늘었지만 조직 안 승진 사다리는 예상보다 더디게 움직였다.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여성 고용과 여성 임원 확대가 비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성 임원 비중이 8%대를 기록했지만 여성 직원이 임원에 오를 확률은 평균 0.3%에 그쳤다. 여성 직원 1000명당 임원은 3명 수준이었다. 반면 남성 직원의 임원 진출 확률은 1.4%로 1000명당 14명이 임원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임원 승진 가능성은 남성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특히 여성 직원 비중이 높은 이른바 ‘여초 기업’에서 이런 격차는 더 선명했다. 고용인원 500명 이상이면서 최근 3년 비교가 가능한 290개사를 대상으로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여성 직원 비중이 50%를 넘는 47개사의 여성 직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0.2%였다. 전체 평균인 0.3%보다 낮았다. 반면 이들 기업의 남성 직원 대비 남성 임원 비율은 1.4%로 전체 평균과 같았다.

 

반대로 여성 직원 비중이 50% 미만인 243개사의 여성 직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0.4%로 집계됐다. 여초 기업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이다. 여성 채용 확대가 곧 여성 리더 확대를 뜻하지는 않았다. 채용 단계에서는 여성 비중이 높지만 승진 단계에서는 여성 비율이 되레 줄어드는 구조가 드러났다.

 

업종별 흐름도 비슷했다. 여성 직원 비중이 높은 업종은 은행(56.4%), 유통(56.0%), 보험(51.3%), 생활용품(50.9%), 여신금융(48.0%) 순이었다. 이들 업종의 여성 임원 비중은 은행 14.9%, 유통 12.7%, 보험 11.0%, 생활용품 22.0%, 여신금융 10.0%로 전체 평균 8.2%를 웃돌았다.

겉으로는 성별 다양성이 비교적 자리 잡은 산업처럼 보였지만 직원 구성 대비 승진 구조를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나타났다. 특히 금융권의 격차가 두드러졌다. 남녀 직원 대비 임원 비율 격차가 큰 상위 10개사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증권, DB증권, IBK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우리금융캐피탈 등 금융권 기업이 6곳을 차지했다.

 

가장 격차가 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남성 직원의 임원 진출 비율이 24.9%였지만 여성은 3.1%에 그쳤다. 격차는 21.8%포인트로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컸다. 키움증권 역시 남성은 10.0%, 여성은 0.9%였다. DB증권과 IBK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여성 임원 숫자는 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보여준 것은 숫자 이상의 현실이다. 여성 직원이 많은 회사가 여성 리더를 더 많이 만들지는 않았다. 여성 다양성의 과제는 채용보다 승진 구조에 있었고, 임원 숫자보다 그 문이 누구에게 얼마나 열려 있는지에 있었다. 승진 사다리는 아직 같은 속도로 넓어지지 않았다.


오늘의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