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카카오 노사 갈등이 총파업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성과급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임금 교섭이 결렬되면서 단순 노사 문제를 넘어 카카오의 AI 전환 전략과 조직 운영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노조는 6월 파업을 공식화했고, 카카오는 이용자·주주·파트너사를 향해 공개 사과와 함께 서비스 안정 운영 방침을 밝혔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는 파업 일정과 규모를 논의 중이다.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은 이미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다음 달 10일 경기 성남 판교역 일대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 수위와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갈등의 중심은 성과보상 체계다. 카카오 노사는 지난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8시간 넘는 2차 조정 회의를 진행했지만 성과급 기준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단순 임금 인상보다 성과 보상 구조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카카오 성장 성과가 구성원에게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배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1인당 500만원 규모의 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 재원과 별도로 인정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해 별도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재원 확대와 함께 보상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노조 요구가 현재 경영 여건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카카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임금교섭 상황으로 이용자와 주주, 파트너에게 우려를 끼친 점을 사과하면서도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볼 때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교섭 과정에서 보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미래 성장 투자와 주주가치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강조하는 대목은 ‘지속 가능한 보상’이다. 성과 보상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미래 투자 여력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AI 빅테크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재원을 유지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노사 갈등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을 대화·검색·쇼핑·예약 기능이 결합된 AI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자체 AI 서비스 ‘카나나’를 중심으로 오픈AI 협업 서비스 확대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 변수도 적지 않다. 최근 카카오톡 개편을 주도했던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가 퇴사 절차를 밟고 있고 조직 개편도 진행 중이다. 플랫폼과 AI 사업을 동시에 재정비하는 시점에 노사 갈등까지 겹친 셈이다.
당장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핵심 서비스가 멈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IT 서비스 특성상 일정 수준의 운영 인력만으로도 시스템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신규 서비스 개발과 유지·보수, AI 플랫폼 전환 일정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 역시 이런 우려를 의식한 모습이다. 카카오는 “어떤 상황에서도 서비스 안정성을 지키는 것은 중요한 책임”이라며 대응 체계를 마련해 안정적 운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마지막까지 대화의 길을 열어두겠다”며 협상 가능성도 남겼다.
노조 역시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다만 “더 이상 기다림과 인내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6월 파업 준비를 공식화한 상태다. 성과급 갈등으로 시작된 카카오 노사 충돌은 이제 보상 체계를 넘어 AI 투자와 조직 안정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6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카카오가 추진 중인 AI 플랫폼 전환 전략도 첫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이날 카카오가 발표한 입장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카카오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는 이용자와 주주 여러분, 파트너 분들께 최근 임금교섭과 관련한 상황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지난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당사의 임금교섭 조정에서 노사는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조정을 마쳤습니다. 카카오는 그간 크루(직원)들의 보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교섭의 전 과정에 성실히 임했습니다. 또한 현재 경영 현황에서 수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도 노력해 왔습니다.
다만, 현재 크루유니언(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성과 보상안의 총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고려할 때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입니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주주 가치를 높여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기도 합니다. 카카오는 많은 주주분들이 미래 성장 가치를 믿고 투자해 주신 기업입니다. 크루에 대한 성과보상은 미래 투자 여력과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고려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당사는 수많은 이용자의 일상을 연결하고, 소상공인과 파트너들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플랫폼 기업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용자분들의 불편이 없도록 서비스 안정성을 지키는 일은 카카오의 중요한 책임입니다. 회사는 필요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재 카카오는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AI 빅테크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생존과 미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때입니다. 안팎의 어려움을 넘어 주주 및 이용자 여러분의 신뢰를 지켜내기 위한 과정에 노사가 따로일 수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대화의 길을 열어두고, 주주, 파트너 및 이해관계자분들께 영향이 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노사 간의 원만한 합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조정을 돕고 애써주신 노동위원회 및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미래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가는 카카오가 되겠습니다.
2026년 5월 29일
(주)카카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