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금융투자업계의 고객 확보 경쟁이 상품 수익률을 넘어 콘텐츠와 투자 경험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 영상, 연금형 ETF, 단일종목 레버리지, 모바일 절세 계좌, 채권 타임딜까지 투자자의 시선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상품과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공식 유튜브 채널은 지난 12일 기준 국내 금융사 최초로 구독자 300만명을 넘어섰다. 단순 투자 정보 제공 채널을 넘어 예능과 음악, 숏폼,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콘텐츠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 유튜브는 매주 평균 조회수 132만회를 넘기고, 연간 약 1500편의 영상을 제작하며 금융권 대표 디지털 채널로 자리 잡았다.
삼성증권은 생성형 AI를 영상 제작과 편집, 비주얼 구현 등에 접목해 금융 정보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SF영화풍 광고 ‘씬의 한수’는 조회수 300만회를 넘겼고, 트로트송 ‘우상향인생’, K팝 스타일의 ‘라이언보이즈’, 유언대용신탁을 발라드 뮤직비디오로 풀어낸 ‘유 빌리브드 인 미’ 등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금융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새로운 형식을 계속 시도해왔다”며 “앞으로도 AI 기술과 콘텐츠 기획력을 기반으로 금융 콘텐츠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전국 골프존 매장에서 아마추어 스크린골프 대회를 열고 자산관리 서비스와 브랜드 경험을 연결한다. 대신증권은 최대 연 7%대 채권을 정해진 시간에 판매하는 온라인 채권 타임딜을 재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맞춤형랩 가입금액이 4조2000억원을 넘어서며 일대일 자산관리 수요 확대를 확인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연금저축 계좌가 50만개를 돌파했고 ISA도 30만 계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연금저축 가입자는 40대가 33.72%로 가장 많았고 30대도 25.75%를 차지했다. 모바일에 익숙한 30~40대가 노후 준비와 절세 관리를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시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모바일에서 노후와 절세를 함께 관리하려는 수요가 크다는 의미”라며 “생애주기 전반의 자산형성을 모바일에서 완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DF액티브’ ETF 시리즈 4종은 18일 기준 합산 순자산 1조90억원을 기록했다. ‘KODEX TDF 2050액티브 적격’이 6124억원으로 성장을 이끌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자산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는 적격 TDF 구조와 ETF 특유의 낮은 보수, 실시간 매매 편의성이 투자자 유입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전용우 삼성자산운용 연금OCIO본부장은 “ETF 형태의 TDF가 효율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을 앞두고 업계 최초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TIGER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오는 27일 상장될 예정이다. 가이드북에는 반도체 산업 전망과 상품 구조, 투자 유의사항, 사전교육 이수 절차 등이 담겼다. 김수정 미래에셋자산운용 콘텐츠본부장은 “처음 접하는 투자자도 상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도 ‘온국민·다이나믹 TDF’ 시리즈 순자산이 4조원을 돌파하며 연금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올해 들어서만 약 8000억원이 유입됐고 전체 순자산은 약 4조1000억원에 달했다. KB자산운용은 초분산 자산배분형 ‘온국민’과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을 조정하는 ‘다이나믹’ 시리즈를 앞세워 장기 연금 투자자를 공략하고 있다. 범광진 KB자산운용 연금WM본부장은 “낮은 보수와 다양한 상품 구성을 바탕으로 장기 투자에 최적화한 구조를 갖췄다”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은 2차전지, 바이오, 로봇, AI, 반도체 소부장 등 코스닥 대표기업 10개에 집중 투자하는 ‘SOL 코스닥TOP10 ETF’를 신규 상장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그룹장은 “특정 테마에만 집중하기보다 코스닥 핵심 성장 테마 전반에 투자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경쟁은 상품 출시 속도만으로 갈리지 않을 것”이라며 “콘텐츠와 고객 경험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투자자 선택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