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상장사들이 올해 1분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사상급 이익 증가를 기록했고, 코스닥도 반등 흐름에 올라탔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는 반도체 쏠림 현상이 뚜렷했던 반면 코스닥은 여전히 적자기업 40%를 웃도는 등 시장간 온도차를 확인됐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결산 실적 분석’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639곳(금융업 제외)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56조31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83% 증가했다. 매출은 927조5409억원으로 19.49%, 순이익은 50조9121억원으로 177.82% 늘었다.
수익성 개선 폭도 컸다. 영업이익률은 1년 전 7.30%에서 16.85%로 높아졌고, 순이익률은 6.56%에서 15.25%로 상승했다. 기업들이 제품 1000원어치를 팔아 영업단에서 168.5원을 남기고 세금을 제외한 뒤 152.5원을 손에 넣은 셈이다.
실적 반등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별도 기준 두 회사의 매출은 157조원으로 전체의 31.73%를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84조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77%에 달했다. 전기·전자 업종 영업이익이 491.75% 급증한 배경에도 이들 반도체 대형주의 영향이 짙게 깔려 있다.
다만 이번 실적을 ‘반도체만의 잔치’로만 단정하기도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상장사의 연결 매출은 741조912억원으로 9.0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1조4764억원으로 44.49%, 순이익은 55.79% 늘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6.26%에서 8.30%로 높아졌다. 반도체 효과를 걷어내더라도 기업 전반의 이익 체력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실제 업종별 흐름을 보면 회복의 온기는 일부 산업으로 확산됐다. 비금속(157.73%), 의료·정밀기기(126.27%), 건설(35.08%), IT서비스(24.19%)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종이·목재(-56.12%), 운송장비·부품(-14.92%), 통신(-14.51%)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순이익 기준으로도 의료·정밀기기와 일반서비스는 강세를 보였지만 운송·창고와 통신, 오락·문화는 힘을 쓰지 못했다.
재무 안정성도 다소 나아졌다. 부채비율은 108.74%로 지난해보다 1.64%포인트 낮아졌고, 흑자기업은 504곳으로 전체의 78.87%를 차지했다. 금융업 역시 은행권을 제외하면 흐름이 양호했다. 금융업 42개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51%, 28.82% 증가했고, 특히 증권업 순이익은 139.33% 급증했다. 보험과 금융지주도 안정적인 증가세를 이어갔다. IBK투자증권 한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급증, 지난해 낮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코스피 전체 수치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시장도 1분기에는 분명한 반등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교 가능한 코스닥 상장사 1595곳의 개별 기준 1분기 매출은 48조70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조6639억원으로 26.92%, 순이익은 4조3145억원으로 119.50% 늘었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개선 폭은 더 컸다. 1273개사의 매출은 21.7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조1284억원으로 78.17%, 순이익은 171.22% 급증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역시 각각 5.47%, 8.86%로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금속이 실적 회복을 주도했다. 전기전자 영업이익은 86.49%, 금속은 45.04% 증가했다. 통신과 유통 등 15개 업종에서도 매출 확대 흐름이 나타났다. 코스닥150 편입 기업 역시 개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24%, 20.11%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하지만 코스닥의 회복은 코스피와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개별 기준 흑자기업은 978곳으로 전체의 61.32%였지만 617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으로도 521곳, 전체의 40.93%가 적자 상태였다. 시장 10곳 가운데 4곳은 아직 이익 회복의 문턱을 넘지 못한 셈이다.
이 때문에 코스닥 실적은 ‘전면 회복’보다는 ‘선별 회복’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일부 우량 성장주와 코스닥150 기업이 전체 숫자를 끌어올렸지만, 자금조달 부담과 수익성 압박을 겪는 중소형 기업들은 회복 체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살아난 숫자와 달리 현장의 온도는 제각각이었다는 얘기다.
결국 올해 1분기 코스닥은 반등의 신호와 함께 회복의 한계도 동시에 드러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가 반도체 중심의 강한 상승 흐름을 보여줬다면, 코스닥은 살아난 지표 뒤에 남은 체력 차이와 양극화를 확인시킨 분기로 남게 됐다"며 "실적 반등이 확인됐지만, 회복의 폭과 속도는 기업마다 달랐다는 점도 함께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