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SK그룹이 지난 2024년부터 추진해 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 재편) 작업이 3년차에 접어들면서 그룹 전반의 체질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공격적인 투자와 외형 확대에 집중했던 흐름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다시 짜면서 그룹 운영 기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주사인 SK Inc.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조7513억원, 영업이익 3조67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760% 증가했다. 순차입금은 63조231억원에서 49조5543억원으로 약 21% 감소했고, 부채비율 역시 172.8%에서 135.7%로 낮아졌다. SK㈜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성장과 함께 지난 2년여 동안 이어진 리밸런싱 효과가 실적과 재무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근 SK그룹 분위기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말도 나온다.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투자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던 흐름에서 벗어나 이제는 수익성이 낮거나 중복되는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성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SK그룹 전략 방향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처럼 외형 확대에 집중하기보다 사업 효율성과 수익성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 중심에는 2023년 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취임한 최창원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최 의장은 최근 그룹 내부에서 “사업 재편과 자산 효율화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과 AI 기반 혁신을 본격화할 시점”이라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 역시 그동안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체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후 주요 계열사들은 비핵심 자산 정리와 운영 효율화, 중복 사업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그룹은 2024년 이후 약 13조원 규모의 자산 효율화를 진행했다. SK㈜는 SK스페셜티 지분 85%를 한앤컴퍼니에 2조6308억원에 매각했고, SK Biopharmaceuticals 지분 14%도 1조2500억원 규모에 처분했다. SK Innovation은 보령LNG터미널과 코원에너지서비스 사옥 부지를 매각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SK Networks의 SK렌터카 매각, SK Telecom의 카카오 지분 정리 역시 같은 흐름 속에서 진행됐다.
중복 사업 구조를 손보는 작업도 이어졌다. 에너지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이 추진됐고, 배터리 계열사인 SK On은 생산 수율 안정화와 비용 구조 개선에 집중하며 흑자 전환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계열사 수 역시 빠르게 줄고 있다. 2024년 219개였던 SK그룹 계열사는 지난달 기준 151개 수준까지 감소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근 계열사 축소 흐름을 두고 단순한 몸집 줄이기보다 사업 집중도와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편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 성장 사업 중심 재편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SK ecoplant는 최근 2년간 리밸런싱을 거치며 환경·건설 중심 사업 구조에서 반도체 및 AI 인프라 중심 기업으로 빠르게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해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편입한 데 이어 올해는 SK트리켐과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계열사까지 추가로 품었다.
리밸런싱 이후 실적 흐름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8997억원, 영업이익 93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90%, 1262% 증가한 수치다. 부채비율 역시 2024년 말 233%, 지난해 말 192%에서 올해 1분기 176%까지 낮아졌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SK그룹 변화가 단순 구조조정을 넘어 성장 포트폴리오 재편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약 3년간 이어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자회사 지분 가치 상승과 함께 이익 체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흥국증권 역시 자회사 실적 개선과 비핵심 자산 정리 효과 등을 반영해 SK㈜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SK그룹 내부 분위기가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말도 나온다. 과거처럼 무조건 사업 규모를 키우기보다 AI·반도체·에너지 중심으로 그룹 체질 자체를 다시 짜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SK그룹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핵심 성장 영역에 자원을 재배분하는 리밸런싱 작업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래 성장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