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공사 현장에서 대규모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핵심 교통망 사업으로 추진돼온 GTX-A 환승 구간에서 구조물 시공 오류가 확인된 데 이어 서울시의 늑장 보고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공공 인프라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3공구 내 GTX-A 삼성역 지하 5층 구조물이다. 해당 사업은 삼성역과 코엑스,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일대를 하나의 지하 교통 허브로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GTX-A와 GTX-C를 비롯해 지하철 2·9호선, 위례신사선, 버스환승센터 등이 연결되는 복합환승센터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향후 수도권 교통 흐름을 바꿀 거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시공한 약 200m 구간 기둥 80개에서 설계 기준보다 적은 양의 주철근이 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설계상 철근은 두 줄로 배치돼야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한 줄만 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둥 한 개당 적게는 24개, 많게는 36개의 철근이 빠졌고 전체 누락 규모는 약 257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50개 기둥이 축하중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축하중은 구조물이 상부 하중을 견디는 기준으로 지하 대공간 구조물의 안전성과 직결된다. GTX-A와 GTX-C 열차가 동시에 오가는 구조부에서 문제가 확인된 만큼 현장 안팎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설계도면에 적힌 ‘투번들(two bundle)’ 표기를 현장에서 잘못 해석하면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측은 자체 품질 점검 과정에서 문제를 확인해 서울시에 자진 보고했으며, 현재 외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보강 공법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추가 보강 비용 역시 시공사가 전액 부담할 예정이다.
논란은 시공 문제를 넘어 서울시 대응 과정으로까지 확대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시공사로부터 철근 누락 사실을 전달받았지만 국토부에는 올해 4월 말이 돼서야 공식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심각한 시공 오류를 인지하고도 상당 기간 보고가 지연됐다”며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서울시는 외부 전문가 자문과 현장 점검 등을 거쳐 구조 안전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강판 보강과 내화도료 시공 등을 적용하면 기존 설계 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최근 현장을 찾아 “구조물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와 정밀 안전점검을 철저히 시행하고 시공·감리 과정의 부실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공방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제2의 순살 시공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부실 공사”라며 서울시 책임론을 제기했다. 반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현대건설의 설계 해석 오류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정치 쟁점화에는 거리를 뒀다.
이번 사태로 GTX-A 삼성역 개통 일정에도 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역은 기존에도 공사 지연으로 열차 무정차 통과 방안이 검토돼 왔는데, 여기에 추가 보강 공사와 외부 안전 검증 절차까지 진행되면서 정상 운영 시점 역시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철도·건설업계에서는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이후 반복돼 온 철근 누락 문제가 또다시 국가 핵심 SOC 사업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속도를 앞세운 공사가 결국 더 큰 비용과 불안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