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서울 강남권 핵심 재건축 사업지인 압구정5구역 시공권 확보를 놓고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압구정 재건축 구역 가운데 경쟁 입찰이 성사된 곳은 현재 압구정5구역이 유일하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압구정5구역 수주전 결과가 여의도·목동·성수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 수주전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압구정5구역은 한양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지하 5~지상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 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약 1조4960억원이다.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외관 경쟁보다 조합원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최근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조합원들의 관심도 설계 경쟁보다 금융 조건과 사업 안정성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금융 안정성과 브랜드 상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업비 금리는 COFIX+0.49% 조건을 제시했고 실제 조달 금리가 이를 넘을 경우 차액은 회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추가 분담금은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납부를 유예하고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경우 현대건설이 직접 자금 조달에 나서는 방안도 담았다. 공사비 구조 역시 추가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대건설은 총 공사비 안에 특화 설계와 커뮤니티 집기·비품, 인허가 비용, 초기 운영비 등을 포함한 약 1927억원 규모 비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후반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현대건설은 브랜드 전략 차별화에도 잔뜩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단지명으로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제안했다. 압구정2·3·5구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압구정 원시티’ 구상과 함께 입주민 전용 수요응답형 교통 서비스 도입 계획도 내놨다. 압구정역과 압구정로데오역,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한강 수변 등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설계에서는 전 세대 100% 한강 조망과 240도 파노라마 뷰, 17m 높이 하이 필로티, 독일 슈코 창호 등을 앞세웠다. 한강변 초고층 단지에 걸맞은 상징성과 희소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반면 DL이앤씨는 공사비 절감과 금융 부담 완화, 사업 속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DL이앤씨는 평당 공사비를 조합 예정가인 1240만원보다 낮은 1139만원으로 제시했다. 공사비 변동 가능성을 줄여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금융 조건도 공격적이다. 필수사업비 가산금리 0%, 이주비 LTV 150%, 입주 후 최대 7년 분담금 납부 유예 등을 제안했다. 추가 이주비에도 기본 이주비와 동일 금리를 적용해 조합원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업 기간에서는 DL이앤씨가 57개월 공기를 제시했다. 압구정 최초 이주개시 보장과 책임준공확약서 제출도 조건에 포함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DL이앤씨는 ‘아크로 압구정’을 통해 초고급 주거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한강 조망 특화 설계와 세계적 조경·커뮤니티 협업, 100년 내구성 기반 초고층 기술 등을 차별화 요소로 제시했다.
결국 조합원 표심은 브랜드 가치와 사업 안정성, 금융 부담 완화 가운데 어디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외관과 초고층 경쟁이 수주전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금융 부담과 사업 리스크를 얼마나 줄여줄 수 있느냐가 조합원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압구정5구역 결과는 앞으로 서울 재건축 시장 경쟁 방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