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운전은 이제 여성들에게도 일상 그 자체가 됐다. 출퇴근은 물론 장보기와 자녀 등하교, 가족 외출까지 생활 대부분이 자동차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운전이 익숙해진 것과 달리 차량 관리와 보험, 사고 처리 과정에서는 여전히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손해보험 소비자보호실이 자동차보험 여성 고객 49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성 운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8%는 주 5회 이상 운전한다고 응답했다. 주 3~4일 운전은 20.4%, 주 1~2일 운전은 23.9%였다. 거의 운전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9%에 그쳤다.
응답자의 91.8%는 본인 명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30~40대를 중심으로 차량 이용 빈도가 높았다. 출퇴근뿐 아니라 자녀 이동과 장보기, 가족 단위 외출까지 자동차가 생활 필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이번 여성운전자 조사에서 눈에 띈 건 운전 경력과 체감 위험도의 관계다. 흔히 운전을 오래 할수록 부담이 줄어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응답자의 82.9%는 눈길이나 빗길 같은 악천후 상황을 가장 부담스러운 운전 환경으로 꼽았다. 특히 20년 이상 운전한 장기 운전자들의 부담 응답 비율은 87.8%로 초보 운전자보다 높았다. 8~10년차 구간에서는 89.5%까지 올라갔다.
반면 반복 경험으로 익숙해질 수 있는 영역은 경력이 쌓일수록 부담이 눈에 띄게 줄었다. 주차 어려움은 운전 1년차에서 56% 수준이었지만 20년 이상 경력자에서는 15%로 낮아졌다. 차선 변경 역시 1년차 52%에서 중·고경력 구간에서는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여성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비 오는 날 고속도로는 지금도 긴장된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실제 빗길 미끄러짐이나 갑작스러운 시야 저하,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을 겪어본 여성운전자일수록 악천후 운전에 더 민감해지는 경우가 많다. 초보 때는 단순히 운전 자체가 어려웠다면 경력이 쌓인 뒤에는 사고 위험을 더 현실적으로 느끼게 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사고 이후 느끼는 부담 역시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20~30대는 사고 직후 행동 요령을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꼽았다. 어디에 먼저 연락해야 하는지, 현장 사진은 어떻게 남겨야 하는지, 보험 접수는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부터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반면 40~50대는 과실 비율이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분쟁 과정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경험은 있지만 상대방과 책임 공방을 벌이거나 보상 범위를 조율하는 과정은 여전히 피로감이 크다는 반응이다.

운전이 생활화되면서 관심 영역도 차량 관리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지만 정보 부족 문제는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76%는 차량 관리 과정에서 정보 부족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가장 알고 싶은 분야로는 소모품 교체 시기와 정비 비용 같은 차량 관리 정보가 많았고 보험 특약과 보상 범위 관련 내용이 뒤를 이었다.
자동차보험 가입과 갱신 경험은 많았지만 상품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가입 과정에서 가장 불편했던 점으로는 ‘특약 종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71.4%로 가장 많았다. 어떤 보험사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응답과 보상 범위가 헷갈린다는 답변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중고차 거래 과정 역시 여성운전자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이 큰 영역으로 지적됐다. 차량 교체 경험자 가운데 상당수는 “차를 제값에 파는 건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5%는 가격 협상 자체를 가장 큰 스트레스로 꼽았다. 딜러 설명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감가 이유가 적절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많았다.
차량 교체 이유로는 노후화가 가장 많았고 수리비 증가와 가족 구성 변화, 유지비 부담 등이 뒤를 이었다. 보험업계에서는 여성 운전자들의 차량 이용이 늘어나면서 단순 보험 판매를 넘어 정비와 사고 대응, 중고차 거래까지 연결되는 생활형 정보 서비스 수요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사는 여성 운전자들이 단순히 운전 기술보다 차량을 둘러싼 정보와 관리 과정에서 더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운전은 이미 생활이 됐지만 차를 관리하고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은 여전히 쉽지 않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설문조사에 나선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여성운전자들이 ‘카 라이프’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며 “여성운전자가 차량 관리와 처분 과정에서 겪는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불안보다는 확신을 가지고 자동차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맞춤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