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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사이트] “K뷰티, 중국 지고 북미 떴다”…화장품 3사 1분기 판도 변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재편’·LG생활건강 ‘수익성 회복’·에이피알 ‘북미 급성장’
면세·중국 의존 약화…온라인·더마·디바이스 중심으로 시장 이동
“매출보다 체질 변화 중요”…K뷰티 경쟁 공식도 달라지고 있다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국내 화장품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단순한 숫자 경쟁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오랜 기간 업계 성장을 이끌었던 중국 소비와 면세 채널 영향력이 약해지는 대신 북미와 일본,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성과가 새로운 성장 기준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피알 등 화장품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에 희비 엇갈렸다. 같은 화장품업종 안에서도 어느 시장에 집중했고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와 유통 구조를 바꿨는지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졌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재정비와 해외 채널 확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갔고, LG생활건강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 이후 수익성 정상화 신호를 만들어냈다. 반면 에이피알은 북미 시장과 온라인 플랫폼 성장세를 앞세워 업계 판도를 흔드는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를 계기로 K뷰티 산업의 무게중심 자체가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227억원, 영업이익 13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6.9% 증가한 수치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 역시 매출 1조1358억원, 영업이익 1267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사업에서는 설화수와 헤라, 에스트라 등이 실적을 떠받쳤다. 설화수는 온라인 채널과 명절 수요 효과가 반영됐고 헤라는 쿠션과 립 제품 판매 증가세가 이어졌다.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는 올리브영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다.

 

해외 사업에서는 북미와 일본 시장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북미에서는 코스알엑스 판매 확대가 이어졌고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도 라네즈와 더마 브랜드 중심 판매가 안정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오프라인 채널 조정 영향으로 매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과거 중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브랜드별 시장 전략을 세분화하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대형 브랜드 중심 운영에서 더마·온라인 중심 브랜드 비중을 키우는 방향으로 체질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LG생활건강은 외형보다 수익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전략 변화가 실적에 반영됐다.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5766억원, 영업이익은 10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24.3%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에서 6.8%로 회복된 점이 눈에 띈다. 면세 의존도를 낮추고 비효율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면서 고정비 부담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형 축소를 감수하더라도 수익 구조 정상화를 우선시한 전략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별로는 북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북미 매출은 35% 증가하며 온라인 중심 판매 확대와 유통 채널 다변화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중국과 일본은 소비 둔화와 기저 부담 영향으로 각각 14.4%, 13% 감소했다.

 

뷰티 부문은 면세 물량 축소와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하지만 ‘닥터그루트’, ‘CNP’, ‘빌리프’ 등 일부 브랜드는 북미 시장에서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이 과거 면세 중심 구조에서 디지털·북미 중심 구조로 체질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작년부터 면세를 중심으로 진행한 국내 유통채널 재정비 작업이 점차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R&D 기반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및 디지털 시장 중심의 성장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곳은 에이피알이다.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매출 5934억원, 영업이익 15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173.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LG생활건강을 넘어섰다.

 

해외 매출은 528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9%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 매출이 2485억원으로 250% 넘게 증가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메디큐브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아마존 중심 온라인 판매 증가,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가 동시에 맞물린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나비고 마케팅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미국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브랜드 점유율 14.1%로 1위에 올랐다. 메디큐브 제품 10개가 아마존 ‘빅 스프링 세일’ 베스트셀러 100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결합한 사업 구조가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피부 관리 기기와 스킨케어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소비 흐름이 확산되면서 관련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북미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채널이 함께 확대되고 있다”며 “신규 시장 진출과 유통망 확대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뷰티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단순한 숫자 경쟁을 넘어 K뷰티 산업 구조 변화 방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중국·면세 중심 전략이 약해지는 대신 북미와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더마·디바이스 중심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국 매출 규모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북미 시장 안착 여부와 온라인 플랫폼 영향력이 훨씬 중요해졌다”며 “브랜드 경쟁력뿐 아니라 유통 구조와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 속도까지 기업 실적에 직접 반영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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