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고려아연이 올해 1분기 또 한 번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고려아연은 6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720억원, 영업이익 74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8.4%, 영업이익은 175.2% 증가한 금액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수익성 개선 흐름도 뚜렷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2.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판매량 확대뿐 아니라 제품 구성 변화와 가격 효과, 생산 효율 개선이 동시에 반영됐다. 영업이익 증가 폭이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돌면서 실적의 질도 이전보다 안정됐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105분기 연속 영업흑자 기록도 세웠다. 외환위기 이후 26년 넘게 단 한 차례도 분기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 금속 가격 급등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 공급망 위기 등 업황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해온 셈이다.
이번 실적에는 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 상승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졌고 판매 증가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이어졌다. 방산과 반도체, 첨단산업 공급망 핵심 소재로 꼽히는 안티모니 수요 확대 역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흐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경쟁력이 단순 생산량보다 공급망 안정성과 전략 광물 확보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고려아연은 생산 차질 없이 공급 체계를 유지했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전략 역시 실적 방어에 역할을 했다.
최윤범 회장 체제에서 추진 중인 신사업 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도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이다. 지난해부터 일부 사업에서 이익 기여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성장 흐름도 더 뚜렷해졌다.
특히 자원순환 사업 계열사인 페달포인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폐배터리와 금속 재활용 사업 확대가 기존 제련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고, 동(구리) 판매 증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고려아연이 단순 제련 기업을 넘어 핵심광물과 자원순환을 아우르는 소재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미국에서 추진중인 ‘프로젝트 크루서블’도 향후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미국 테네시주에 핵심광물과 비철금속, 반도체용 황산 등을 생산하는 통합 제련소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총 투자 규모는 약 74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패스트트랙 제도인 ‘FAST-41’ 대상 사업으로 지정되면서 인허가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이를 통해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거점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테네시주 정부 관계자들이 온산제련소를 찾아 생산 설비와 운영 시스템을 점검한 것도 프로젝트 추진에 힘을 싣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당 5000원의 1분기 배당도 결의했다. 배당 기준일은 오는 21일이다. 배당금 총액은 약 1020억원 규모다. 이사회에서는 황덕남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재선임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전쟁 발발과 그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악화에도 고려아연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안정적인 생산능력, 신사업 부문 성과 등으로 최대 분기 실적을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려아연은 예기치 못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도 안정적인 성장과 준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