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코스피가 사상 7000선을 뛰어 넘었다.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 숫자가 찍히자 분위기는 예상보다 뜨거웠다. 장이 열리자마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매수세가 집중됐고, 지수는 빠르게 7300선까지 치솟았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상승 자체보다 속도가 더 놀랍다”는 반응도 나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6.02포인트(2.25%) 오른 7093.01에 출발하며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2월 장중 6000선을 넘어선 이후 47거래일 만이다. 장 초반 상승률은 한때 4%를 웃돌았고 코스피200 선물 급등으로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이번 상승장을 움직인 건 사실상 반도체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26만원을 넘어서며 최고가를 다시 썼고, SK하이닉스 역시 160만원선을 돌파했다.
두 종목 시가총액 비중이 워낙 큰 만큼 지수 전체가 함께 끌려 올라가는 흐름이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코스피보다 삼성전자 움직임을 먼저 본다”는 말까지 나왔다. 간밤 미국 증시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시에서는 AMD와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증설 흐름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업황 기대가 다시 살아난 영향이다. 이번 랠리가 이전 반도체 장세와 다른 점은 실적 전망까지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부분이다. 과거에는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 자체가 빠르게 상향 조정하는 추임새 역할을 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지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장기 공급 계약이 늘어나면서 수익 가시성이 높아졌다. 외국인 자금 흐름 변화도 확연하다. 한동안 한국 증시는 중국 경기 둔화와 지정학 리스크, 성장성 정체 우려 속에서 글로벌 자금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출발점은 반도체다. AI 산업 확대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외국인 매수세도 반도체 중심으로 유입되는 흐름이다. ETF 시장 확대 역시 상승세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ETF 순자산은 최근 450조원에 육박했다. 시장이 오르면 ETF 자금이 유입되고, 유입된 자금이 다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매수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지수 상승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ETF 편입 비중이 높은 대표 종목이다. 증권업계 분위기도 달라졌다.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기대가 커지면서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등 증권주도 강세를 이어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고객 문의 상당수가 반도체와 ETF 관련”이라며 “예전처럼 단기 테마주보다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흐름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내부에서는 속도 조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코스피 상승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11시 35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26만3000원으로 전날보다 13.12%(3만500원) 상승했다. SK하이닉스도 전일보다 15만원(10.37%) 상승한 159만7000원을 찍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수는 크게 오르는데 체감 수익은 기대만큼 아니다”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상승 흐름이 제한적인 업종도 많다는 의미다.
국제유가와 금리 변수도 부담 요인이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가 다시 급등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변화 가능성 역시 시장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번 7000 돌파가 남긴 의미는 분명하다.
한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로 설명되던 한국 증시가 다시 글로벌 기술주 흐름 중심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만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반도체 몇 종목이 아니라 한국 기업 전반의 이익 체력이 함께 살아날 수 있을 때 비로소 ‘7000 시대’도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피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 이익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 EPS가 꺾이기 전까지는 시장 상승 흐름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코스피 8000선 진입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시장 방향 자체는 살아 있다고 봤다. 그는 “AI 밸류체인 중심의 주도주 흐름과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간 조정은 나타날 수 있지만 코스피 상승 추세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