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LG전자가 글로벌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 FAST 서비스 ‘LG채널’을 순차적으로 론칭하고, 동시에 대만에도 신규 진출한다. 이에 따라 LG채널 서비스 국가는 총 36개국으로 늘어나며, webOS를 기반으로 한 LG의 콘텐츠 생태계 확장 전략이 본격적인 글로벌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중동 지역 진출의 첫 거점으로 UAE를 선정했다. LG채널은 UAE에서 ▲지역 뉴스·라이프스타일 채널 ‘러빙 두바이’ ▲아랍권 스트리밍 서비스 ‘WATCH IT’ ▲블룸버그·유로뉴스 등 글로벌 뉴스 채널을 비롯해 스포츠·영화·엔터테인먼트·키즈·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의 채널을 서비스한다. 중동 이용자의 문화·언어·미디어 소비 패턴을 반영한 전략적 편성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동에서 K-콘텐츠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K-스포츠·K-예능·K-뮤직을 다루는 ▲K-베이스볼TV ▲아리랑TV ▲@K-뮤직 ▲K-ASMR 등을 배치해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LG는 지난달 두바이에서 열린 ‘2025 K-엑스포 UAE’에 참여해 현지 관람객에게 LG채널을 소개하는 사전 캠페인도 진행했다.

UAE 서비스의 핵심은 아랍어권을 위한 RTL 인터페이스다. LG는 아랍어 사용자들이 콘텐츠 타이틀·메뉴·추천 목록을 자연스럽게 탐색할 수 있도록 UI·UX를 새롭게 설계했다. 글로벌 FAST 플랫폼에서 아랍어권 전용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TV 제조사는 많지 않아 LG채널의 기술적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LG는 이미 북미·유럽·아시아 등 국가별 문화·언어에 맞춘 UI를 구축해 온 경험이 있다. 웹OS 기반 TV에서 수집되는 사용자 경험(UX)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가별 선호 장르, 탐색 방식, 이용 시간대 등을 분석해 운영 전략을 고도화해왔다. 업계는 “콘텐츠 현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UI 현지화”라며 “LG는 이 영역에서 독자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LG채널은 대만에도 신규 론칭하며 동아시아권 FAST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한다. LG전자는 현지 OTT 플랫폼 ofiii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CTV·CTS 등 대만 대표 지상파 채널 ▲SET 실시간 경제뉴스 ▲LTV 영화채널 ▲장수 예능 ‘천재충충충(天才衝衝衝)’ ▲어린이 전문 LTV 카툰 등을 서비스한다. 대만은 OTT 이용률이 높은 시장으로, FAST 채널 간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LG전자는 K-콘텐츠를 강조했다. KLPGA, @K-뮤직 등 스포츠·음악 전문 채널 외에도 한국 인기 드라마 ‘굿파트너(好搭檔)’ 전용 채널을 별도로 운영하며 K드라마·K예능 시청층을 적극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대만 내 K콘텐츠 인기는 이미 글로벌 상위권으로 꼽히며, LG는 LG채널을 통해 이 수요를 webOS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채널은 2015년 출범 이후 약 10년간 서비스 국가·채널 수·콘텐츠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현재 제공 채널은 4,000개 이상, webOS 기반 TV 보급량은 전세계 2억6000만대를 넘어선다. 이는 FAST 플랫폼 중에서도 상위권 규모로, LG가 스마트TV 제조사에서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LG는 FAST 플랫폼 경쟁에서 차별화를 확보하기 위해 자체 제작(O&O)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대학 스포츠 라이벌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 라이벌리’, AI 가전 경험을 예능적 포맷으로 풀어낸 ‘하우스 오브 서바이벌’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LG채널이 단순 재송신 플랫폼을 넘어 독립적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FAST 플랫폼은 최근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광고 기반 무료 이용 방식은 경기 침체 속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콘텐츠 기업과 광고주에게는 신규 수익원을 제공한다. 북미에서는 이미 FAST가 케이블TV를 대체하는 핵심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 잡았으며, 유럽·중동·아시아에서도 성장률이 가파르다.

글로벌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유료 OTT 해지 증가로 무료 콘텐츠 수요가 확대되고, TV 대형화와 스마트TV 보급이 이를 가속한다. 광고주들의 타깃 광고 선호 증가, 스포츠·K콘텐츠 등 실시간 콘텐츠 인기, TV UI 기반 추천 기능 강화도 성장에 힘을 보태며 FAST 플랫폼의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TV 제조사가 운영하는 FAST 플랫폼은 TV 홈 화면과 연동된 접근성이 강점이다. LG채널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 역시 webOS와의 결합에 따른 ‘초접점 서비스’라는 점이 꼽힌다.

조병하 LG전자 webOS플랫폼사업센터장은 “LG채널은 지역별 문화·언어·시청 트렌드를 반영한 특화 콘텐츠를 지속 확대하며 글로벌 FAST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전세계 어디서나 LG채널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 지역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