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500대 기업의 다양성 지수가 4년 연속 올랐다. 여성 직원과 임원이 늘었고 남녀 근속연수 차이도 줄었다. 하지만 임원 승진에서는 여전히 간격이 컸다. 여성 직원이 임원에 오르는 비율은 남성의 25.5%에 그쳤다. 전무급 이상 고위임원 가운데 여성 비중은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여성 직원이 많은 은행도 임원 진입 비율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WIN)과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94개사를 대상으로 ‘2026년 다양성 지수(DI)’를 평가한 결과 평균 58.0점으로 집계됐다. 100점 만점인 DI는 2023년 55.2점에서 2024년 56.0점, 지난해 57.0점, 올해 58.0점으로 매년 상승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2.8점 올랐다.
이는 남성 대비 여성의 고용인원과 근속연수, 급여, 전체 임원, 등기임원, 전무급 이상 고위임원 등 6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다. 여성 임원이 맡은 직무가 얼마나 다양한지 보는 ‘여성 직무 영향도’와 직원 가운데 임원이 된 비율을 남녀로 비교하는 ‘임원 승진기회’도 가점에 반영했다고 리더스인텍스 측은 설명했다.
임원 승진기회 분석에서 남성 직원 가운데 임원은 1.4%, 여성은 0.4%였다. 직원 1000명을 기준으로 남성은 약 14명이 임원인 반면 여성은 4명에 불과했다. 여성의 임원 진입 기회가 남성의 25.5%에 머문 것이다. 전체 임원에서는 여성 몫이 조금 커졌다. 남성 임원 1만4407명, 여성 임원 1315명으로 여성 비중은 8.4%였다. 지난해 8.1%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등기임원은 남성 2400명, 여성 377명이었다. 여성 비중은 지난해 12.8%에서 올해 13.6%로 높아졌다. 다만 등기임원에는 독립이사가 포함된다. 여성 등기임원이 늘어난 만큼 기업 내부에서 경영을 맡는 여성 임원이 증가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전무급 이상으로 올라가면 양상이 달라졌다. 여성 고위임원 비중은 지난해 5.6%에서 올해 5.5%로 0.1%포인트 떨어졌다. 남성 고위임원은 3748명으로 1년 전보다 238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은 11명 늘어난 220명이었다. 전체 여성 임원 비중이 올라간 것과 달리 전무급 이상에서는 여성 비중이 뒷걸음질했다.
직원은 남성 102만1159명, 여성 36만5907명으로 집계됐다. 여성 직원은 지난해보다 9616명 많아졌다. 전체 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4%로 전년 26.2%보다 0.2%포인트 올랐다.

남녀 근속연수 차이는 줄었다. 남성은 평균 11.1년, 여성은 8.9년으로 여성 근속연수가 남성의 80.0%였다. 지난해에는 77.9%였다. 하지만 여성 근속기간이 길어진 데 따른 변화는 아니었다. 여성은 지난해와 같은 8.9년을 유지했고 남성이 11.4년에서 11.1년으로 짧아졌다.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최근 3년간 11.6년, 11.4년, 11.1년으로 계속 줄고 있다.
급여에서는 남녀 사이에 여전히 차이를 드러냈다. 남성 직원의 평균 급여는 1억1420만원, 여성은 8090만원이었다. 남성 급여를 100으로 놓으면 여성은 70.8이었다. 업종별 DI에서는 은행이 71.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제약 67.3점, 생활용품 64.8점, 보험 63.9점, 서비스 63.0점 순이었다.
은행은 전체 DI에서는 1위였지만 임원 승진기회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여성 직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이 유통·공기업 등과 함께 전체 업종 중 가장 낮은 축에 들었다. 여성 직원이 많은 은행에서도 임원으로 올라가면서 여성 비율이 크게 낮아졌다.
여성 임원이 맡은 직무는 여신금융과 지주, 증권, 보험, 생활용품 등에서 비교적 다양했다. 건설·건자재와 자동차·부품, 에너지, 조선·기계·설비, 철강, 석유화학 등은 올해도 DI 하위권에 속했다. 현장·생산직 비중이 높은 업종이 하위권에 많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2차전지와 철강은 지난해보다 각각 1.8점, 1.3점 올랐다.
올해 다양성 지수 우수기업에는 삼보모터스·셀트리온·LG화학·코스맥스·크래프톤·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한세실업·현대자동차 등 8곳이 선정됐다. 이랜드월드와 제일기획은 전년 대비 개선 우수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10개사는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26 WIN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WIN과 리더스인덱스는 2020년부터 매년 다양성 지수를 평가해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