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생활물가 업체 41곳 세무조사…탈루 혐의 1조원

  • 등록 2026.09.14 21: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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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산물 23곳·식품·외식·배달 16곳·패션 2곳 조사
배달 플랫폼 국내 이익 독일 모회사로…1000억원대 원천징수 누락 혐의
관계사 비용 제조원가에 얹고 매출 숨겨…사주 일가 사적 사용도

[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국세청이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외식 프랜차이즈, 배달·패션 플랫폼 등 생활물가 관련 업체 41곳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국세청이 파악한 탈루 혐의 금액은 약 1조원이다. 농축산물 유통업체가 23곳으로 가장 많고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 플랫폼 16곳, 패션 플랫폼 2곳이 뒤를 이었다. 중견기업 8곳과 중소기업 33곳으로, 코스피 상장사 2곳도 명단에 들어갔다.

 

배달의민족 운영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1조원대 이익을 자본거래를 거쳐 독일 모회사로 넘기면서 1000억원대 원천징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 관계사에 업무지원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한 뒤 관련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공제받았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입점업체가 부담한 수수료와 광고비도 조사선에 올랐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회사가 쓴 프로모션 비용을 음식점과 슈퍼마켓 등에 넘겼는지를 따져보기 위해서다.

 

가공식품업체 12곳에서는 제품값을 올리는 과정에서 원가를 실제보다 높여 잡은 정황이 나왔다.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을 가격 인상 이유로 들었지만 국내외 특수관계법인이 내야 할 비용까지 제조원가에 넣었다는 것이다. 관계사 경비를 대신 부담하거나 해외 법인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이자를 받지 않은 곳도 있었다.

 

소스·만두류를 만드는 일부 업체는 퇴직 임원이 설립한 법인에 수수료를 지나치게 많이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회사의 물류센터 사용료를 대신 내준 곳도 있다. 자녀가 근무하는 해외 현지법인에는 투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보내 역외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나왔다.

 

외식 프랜차이즈에서는 회사 돈을 사주 개인 용도로 쓴 정황이 나왔다. 사주의 개인 지출을 가맹점 지원비로 처리하거나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에 직영점을 대가 없이 넘긴 경우다. 직원 이름으로 가맹점을 차려 소득을 분산하고 법인 명의의 수억원대 차량을 사주가 개인적으로 이용한 곳도 있었다.

 

농축산물 분야에서는 달걀 생산농가 11곳을 비롯한 23곳이 조사받는다. 일부 양계농가는 거래처에 무자료 거래를 요구하고 판매대금을 사업용이 아닌 계좌로 받아 매출을 숨긴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가족 명의 농업법인에 산란용 병아리를 시세보다 싸게 넘기거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은 보조금을 수입에서 뺀 경우도 확인됐다.

 

실제로 운영하지 않는 양계장을 배우자 명의로 만들어 매출을 나눈 뒤 축산소득 비과세를 적용받은 경우도 있었다. 돼지고기를 0% 할당관세로 들여온 업체는 대표 자녀 명의의 유령 사업자를 유통 단계에 끼워 마진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참깨 수입업체가 저율 관세 물량을 더 확보하려고 위장업체를 세운 내용도 포함됐다.

 

패션 플랫폼은 매출을 제대로 신고했는지와 관계사 사이의 거래가 조사선에 올랐다. 매출 누락과 함께 특수관계법인에 광고비와 용역비를 과다 지급하거나 재고를 비싸게 사들여 원가를 높인 혐의가 제기됐다. 법인 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임차한 뒤 사주가 거주한 경우도 있었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가격 인상의 명분이 되는 생산원가의 적정성과 거래처와의 정상 거래 여부,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중점 점검하겠다”며 “차명계좌를 통한 수익 은닉 등 조세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조세범칙사건으로 전환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연옥 기자 box@seoultime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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